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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단독]경찰 조사받던 마약 사범 2명 추락…수사권조정 속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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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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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서 조사를 받던 마약 사범이 추락하는 일이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의 세부 시행령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악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의정부 여성 추락사’ 때 사라졌던 男



지난 3일 부천의 한 모텔에서는 마약 범죄 혐의를 받던 A(39)씨가 경찰의 체포망을 피하려다 추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반신 골절상 등을 입은 A씨는 경기 모처의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도망을 치기 위해 건물 3층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건물 새 거리가 1m도 안 되는 좁은 거리라 안전매트를 깔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일 의정부 오피스텔에서 추락한 여성과 당시 함께 있던 남성이다. 그는 여성의 사망과정에 개입한 것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후 차량에서 발견된 가루가 필로폰으로 드러나면서 마약 혐의로 입건됐다.



광수대 건물에서도 추락



지난 15일에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건물에서 마약 범죄 수사를 받던 30대 남성이 추락해 골절상을 입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던 B(32)씨는 지난 15일 광역수사대 건물 7층 휴식 공간에서 뛰어내려 팔과 다리에 골절상을 입었고, 출동한 소방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왜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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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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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수사기관 관계자들은 마약 사범들은 돌출 행동이 잦기 때문에 신병 확보 시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10월에도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40대 탈북민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려다 오피스텔 10층에서 추락해 끝내 숨지는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마약 관련 변론 경험이 많은 변호사는 “마약 범죄자들은 심신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많다”며 “체포를 하거나 그 이후에도 수사기관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형사 사건 변호사도 “조직적인 형태로 이뤄지는 마약 사범의 경우 조직을 밀고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욱 더 신병을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마약 두고 검경 서로 반발…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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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 속 경찰관들은 집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오랜 잠복근무 끝에 마약밀매조직과 마주하고 그들을 소탕한다. [사진 '극한직업'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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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범죄는 최근 검찰과 경찰의 가장 뜨거운 관심 분야이기도 하다. 경찰은 수사보다 지휘에 집중해야 하는 검찰이 마약에 대한 직접 수사권도 내려놔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 세부안에서 검찰 직접 수사 범위에 마약이 그대로 포함되면서 경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마약 수사에 대해 검찰도 경찰도 따로 직접 수사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아예 ‘마약 수사 컨트롤타워’를 새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 드라마로 화제가 됐던 ‘나르코스’에 등장하는 미국 마약단속국(DEA)처럼 별도의 ‘마약 수사청’을 만들어 마약 생산에서 유통, 투약까지 단일 기관이 모두 맡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마약 수사 경험이 많은 한 형사 사건 전문 변호사는 “매년 마약사범 단속되는 인원만 1만명을 훌쩍 넘기는 등 우리나라도 더 이상 청정국이 아니다”며 “별도의 외청이 만들어지면 검찰과 경찰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관세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유관기관은 물론 밀수·유통을 적발하기 위한 국제협력도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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