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제75차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9.23.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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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4일 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이 지난 23일 새벽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를 향해 ‘한반도 종전선언’을 요청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이번 피격 사망 소식에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지난 23일 새벽 1시부터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고, 이날 오전에도 정경두 국방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청와대에 모여 긴급 관계부처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또 당초 서 실장 주재로 이날 오후로 예정돼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를 낮 12시로 당겨 개최하고 A씨 피격 사망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NSC 상임위원 회의가 마무리된 이후 이번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A씨가 해상 추락으로 추정된다는 사실부터 보고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보고 내용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청와대 안팎에선 이번 사건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북미 및 남북관계를 연내에 개선해 보고자 했던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23일 새벽 1시30분쯤부터 화상으로 사전 녹화됐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한지 하루도 안 돼 피격 사망 사실이 전해졌다는 것은 문 대통령과 청와대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청와대가 안보실 중심의 발빠른 대응과 달리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언급을 자제하는 등 신중한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치권에선 지난 6월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이번 사건까지 발생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해명과 그에 따른 입장 표명이 나오지 않는 한 정부의 대북 유화정책 추진에 힘이 실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 자체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건이 지난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12년 만에 벌어진 데다 피격에 더해 시신을 불태웠다는 점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국민의힘 등 야권은 이번 사건을 ‘제2의 박왕자씨 사건’으로 규정하고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을 문제 삼는 등 대여 공세에 나서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은 (2008년)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 때나 지금이나 전혀 변한 게 없다”며 “북한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문 대통령은 어제도 종전선언을 운운했다. 참으로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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