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려동물 천 만 마리 시대에 개들을 위한 전시를 마련한 미술관이 있습니다.
최하은 기자가 먼저 다녀왔습니다.
[기자]
여기저기 코를 대 냄새를 맡고, 오르락내리락 쉴 새 없이 움직입니다.
우아한 셔틀랜드 쉽독도, 깜찍한 스피츠도 이런 곳은 처음입니다.
사람만 들어갈 수 있던 미술관이 개에게 문을 열고, 개를 위한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화면은 바닥 가까이 닿고 탁자와 의자 다리는 짧게 잘라 사람에겐 오히려 불편할 정도인데, 개의 눈에는 전시장이 어떻게 보일까.
적록색맹인 개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노란색과 파란색을 많이 썼습니다.
예민한 후각을 자극하는 사료로 만든 조각, 도시에선 보기 힘든 짚더미엔 장난감인 양 달려들고 뛰놉니다.
작품을 고르고 놓을 때부터 밟고 올라탈 걸 고려했기 때문에 신이 난 개들을 막지 않아도 됩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정을 나누게 된 시대, 개를 환대하는 미술관은 점차 여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돼 가고 있습니다.
개에게 가능한 일이라면, 더 많은 인간에게, 다른 생물에게도 개방할 수 있을 거라고 금기를 해제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수의사·법률가까지 나서 토론을 벌이며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성용희/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 : (반려동물은) 집에서만 가족이고, 사회에선 가족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공공장소인 미술관에서도 다른 존재에 대한 생각을…]
다만 맹견으로 지정된 종은 들어갈 수 없고, 전시장에서 싸우는 개는 나가야 하며 인식표와 목줄은 필수입니다.
미술관은 코로나로 사람에게도 문을 열지 못하는 처지라 전시는 먼저 유튜브로 공개되고,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 낯선 손님을 맞을 예정입니다.
최하은 기자 , 손지윤, 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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