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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억울하게 공개된 신상정보… ‘디지털교도소’ 30대 운영자 베트남서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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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운영자가 사이트 계속 운영 중… 경찰 ‘공범’으로 수사

세계일보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 온라인 캡처


성범죄 및 아동학대 등 강력사건 범죄자 신상정보를 임의로 공개해 ‘사적 제재’ 논란을 일으킨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가 베트남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은 23일 디지털교도소 운영자인 30대 A씨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국제 공조 수사로 전날(22일) 오후 8시쯤(현지 시간 오후 6시쯤)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통해 강력사건 피의자들의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으로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중에는 사건과 관련이 없는 신상정보도 있어 일부 피해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사이트에 신상정보가 올라온 대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해외에 서버를 둔 디지털교도소의 운영자, 조력자 등 검거를 위해 국제 공조 수사를 해왔다. 경찰은 지난해 2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A씨가 인근 베트남으로 이동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베트남 공안부에 검거를 요청하고 인터폴 적색 수배서를 발부 받았다.

이에 현지 수사팀은 A씨의 은신처를 파악한 뒤 그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우리 경찰에 보내왔다. 경찰은 영상 속 남성이 A씨라는 결론을 내렸고 베트남 수사팀은 전날 저녁 A씨 체포에 성공했다. 경찰이 국제공조 수사에 나선 지 20일만이다. 경찰은 A씨를 국내로 송환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편을 구하기 쉽지 않아 다소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인터폴을 비롯한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의 적극적인 공조로 국외 도피 사범을 추적·검거하겠다”고 전했다.

세계일보

경찰청 본청. 연합뉴스


디지털교도소는 이날 오후 기준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을 2기 운영자라고 밝힌 사이트 관리자는 지난 11일 “이대로 디지털교도소가 사라진다면 수감된 수십명의 범죄자들은 모두에게 잊혀지고 사회에 녹아들어 정상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교도소는 앞으로 법원 판결, 언론 보도자료, 누가 보기에도 확실한 증거들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신상공개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운영재개 소식을 전했다. 경찰은 2기 운영자 역시 A씨와 ‘공범’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 14일 디지털 교도소 내 명예훼손 정보 7건과 성범죄자 신상 정보 10건 등 총 17건의 개별 정보에 대해 자진 삭제를 요청하기로 했다. 전체 차단 여부에 대해서는 오는 24일 재논의하기로 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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