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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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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이대론 선거 진다" 金 "연대할 필요 없다"…신경전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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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에서 호남동행의 취지를 밝히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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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내 두 사령탑이 야권 연대를 놓고 연일 '밀당'을 이어나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대로 나가면 선거를 이길 수 없다"며 국민의힘을 압박하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꼭 (국민의당과) 정책 연대를 이어나갈 당위성은 없다"고 응수했다.

두 대표 간 신경전이 재점화한 것은 지난 22일 안 대표가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이대로 선거에 나가면 질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다.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이 처음 취임했을 때 제1야당 지지도가 17~18%였는데 지난주에는 19~20%"라며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성공하기 위해선 본인 선택이나 행동도 있겠지만 구성원 동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당색과 '경제 3법'을 두고 김 위원장이 일부 의원과 이견을 보인 상황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뒤이어 김 위원장도 이날 늦은 오후 가락시장 경매 현장을 참관한 자리에서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의 생각을 하는 거고, 국민의힘은 국민의힘 나름대로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경제 3법'을 놓고도 설전을 이어갔다. 안 대표가 22일 '경제 3법'을 두고 "방향을 완전히 잘못 잡았다"면서 "돈을 번 적도, 세금을 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즉각 "그 사람은 자유시장경제가 뭐라는 거를 정확히 인식을 못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23일 다시 "기업 지배구조를 변화시켜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부분은 전체 중에서 가장 작은 부분"이라며 반대 의사를 재차 밝혔다.

안 대표가 이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미래혁신포럼-대한민국의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에 참석한 것도 김 위원장과 경쟁 구도에 들어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을 두고 "옹졸하고 폐쇄적인 리더십으로는 집권 역량을 키울 수 없다"면서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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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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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안 대표 강연 역시 야권에 대한 쓴소리에 무게가 실렸다. 안 대표는 전날 언급한 여론조사 결과를 다시 꺼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김 위원장 취임 초와 지난주 간에 정당 지지율이 1~2%포인트 차이가 나는 것은 객관적 데이터"라면서 "결국 야당을 대안으로 보고 있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0월 3일 개천절 집회와 관련해 "광화문 20만표를 얻으려다 200만표가 날아간다"고 충고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 선거 연대에 대해서도 "지금은 선거 준비나 통합과 연대를 고민할 수준은 안 된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신경전과 관련해 최근 김종인 체제가 틈을 보이자 안 대표가 합당을 앞두고 자기 세력 포섭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당이 소수 정당인 만큼 김 위원장 체제에 반감을 가진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혀 합당 국면에서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안 대표 입장에서 세 명으로는 못할 것이라 보고, 보수 세력에서 우군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의식 아래 (접촉면을) 넓히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안 대표와 김 위원장 사이 경쟁 구도가 형성될지는 미지수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우군 확보를 위한 포석은 과도한 해석"이라며 "반김종인 자기편 모으기를 하기에는 두 분 사이에 체급 차이가 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경쟁 구도 자체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김기현 의원은 "야권이 단일화해야 하는 상황이고, 요즘 안 대표가 우리하고 성향을 비슷하게 가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구도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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