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한 시민이 삼성의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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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찬가지다. 삼성이 올해 출시한 최신 5세대 이동통신(5G)용 스마트폰에 28기가헤르츠(㎓) 대역 안테나가 빠진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밀리미터파’(㎜wave)에 해당하는 28㎓ 대역은 현재 5G 용도로 쓰는 3.5㎓와 비교해 도달 범위(커버리지)는 좁지만, 통신속도가 배 이상 빠르다. 국내 통신사업자 3곳이 내년에 밀리미터파 기반 5G 서비스를 본격 시작하더라도 이용자는 새 스마트폰을 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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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 'Z폴드2'에도 밀리미터파 안테나 없어
최근 부품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 내수 판매분에 밀리미터파용 안테나를 탑재하지 않았다.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도 미국 판매분에만 밀리미터파용 안테나가 들어갔고, 내수용에는 빠졌다. 곧 출시될 ‘LG 윙’에도 밀리미터파용 안테나가 없다. 제조업체와 국내 통신사업자 간 협의 결과다. 무게가 2g에 불과한 안테나지만, 5G 관련 부품이라 원가 상승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5G 네트워크 환경을 반영해 밀리미터파용 부품을 탑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밀리미터파와 관련해선 시장별 네트워크 구축 현황에 따라 탑재 여부가 결정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출시됐던 갤럭시S10, LG V50 등에도 밀리미터파 부품은 없다.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3~5년으로 길어졌지만, 기존 5G 폰으로는 밀리미터파 이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국내 테크 유튜버 '잇섭'의 갤럭시Z폴드2 체험 동영상. 해당 영상에는 "Z폴드2 국내 판매분에 ㎜wave가 지원한다"고 알려졌으나 삼성전자에 문의한 결과,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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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미터파는 국내에서 5G로 쓰는 3.5㎓ 대역과 비교해 직진성이 훨씬 강하고 전파 자체가 빠르다. 강한 전파를 쏠 수 있기 때문에 대도시·밀집상권 등 단말기 수만~수십만 대가 한꺼번에 몰리는 곳에서 유용하다. “3.5㎓ 대역과 28㎓ 대역을 함께 서비스해야 진정한 5G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는 주장이 학계나 IT업계서 끊이지 않는 이유다. 다만, 밀리미터파는 커버리지가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에 망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당초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올해 안에 28㎓ 서비스를 하려고 했지만, 투자비 문제로 내년으로 미뤘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통신사업자도 밀리미터파가 빠른 걸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정부 시책에 맞춰 지난해 무리하게 전국 단위로 5G 투자를 했다가 탈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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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12에는 들어갈 전망
일본 KDDI는 최근 삼성전자의 5G 장비로 도쿄·히로시마 일대에서 밀리미터파 기반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브6 대역에 기반을 둔 기존 5G와 밀리미터파 5G가 상호보완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용자는 '진짜 5G'를 체감할 수 있다. 국내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삼성의 5G 통신장비 역시 서브6보다는 밀리미터파 송수신에 최적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초 삼성이 2010년 무렵 밀리미터파로 5G 연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튜버 ‘에브리씽애플프로’가 최신 IT기기 소식에 밝은 18세 개발자 맥스 웨인바흐의 도움을 얻어 제작한 아이폰12(가칭)의 유출 렌더링 이미지. 여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을 LG이노텍이 제작한다. [사진 유튜브 계정 @EverythingApplePr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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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미터파가 가능한 첫 5G 스마트폰은 애플의 '아이폰12 프로'(가칭)가 될 전망이다. 애플은 한국과 미국, 일본 등지에만 밀리미터파 모듈이 더해진 5G 아이폰을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도 전파 인증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통신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내년에 밀리미터파 안테나가 들어간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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