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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도근 사천시장 "인천공항공사 항공정비업은 설립목적 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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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사업으로 국가 예산 낭비·국가 항공산업 경쟁력 약화"

경남도·사천시·지역 항공기업 등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 개정안 철회 요구

연합뉴스

한국항공서비스 정비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천=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경남 사천은 2017년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정비(MRO) 산업의 최적 입지로 평가받았고 사천 소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사업자로 지정됐다.

정부가 항공기 체계개발과 함께 엔진·날개·구조물 등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항공산업 집적지로 사천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인천지역 정치인들이 항공MRO사업을 할 수 있도록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항공MRO사업을 둘러싼 사천과 인천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도와 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서비스(KAEMS) 등 항공MRO 관련 주요 기업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MRO사업 추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항공MRO사업이 진행되는 사천시와 사천시의회도 "중복투자로 모두 실패한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개정안 철회를 연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송도근 사천시장에 항공MRO사업에 대한 내용과 반대 이유를 들어봤다.

다음은 송 시장과 일문일답.

-- 최근 인천지역의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MRO사업 유치' 동향은.

▲ 인천광역시가 올해 '3천677억원을 들여 인천국제공항 제4 활주로 인근 166만㎡에 항공MRO단지를 조성하고, 전문항공정비업체를 유치하겠다'는 내용의 항공산업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데 이어 8월에는 국민의 힘 배준영 의원이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폐기됐던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 영종도 일대를 항공정비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송도근 사천시장
[사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MRO사업이 적절하지 않은 이유는.

▲ 인천공항에서 항공정비사업을 하게 되면, 중복사업으로 인한 국가 예산 낭비와 국가의 항공산업 경쟁력 약화 그리고 지역균형발전 저해와 함께 수도권으로 치중된 일자리 쏠림현상 발생 가능성이 크다.

사천은 오래전부터 항공MRO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사천을 중심으로 한 항공정비 인프라도 세계적인 수준을 갖추고 있다.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그동안 정부의 장기계획을 토대로 사업을 진행해 온 사천 항공MRO사업이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

한국공항공사, KAI 등 정부출자 기관이 참여하는 항공정비 전문업체인 KAEMS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사천시와 인천시 등 양 지역 항공MRO사업이 동반 실패하게 된다.

-- 사천의 항공MRO사업 진행 상황은.

▲ KAI는 2018년 항공MRO 전문업체인 KAEMS를 설립하고, 2019년 제주항공 B737 초도정비를 시작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항공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경남도와 사천시도 항공MRO산업 발전을 위해 1천500억원을 투입해 사천읍 용당리 일원에 항공정비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2021년 3단계 공사 중 1, 2단계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사천은 항공우주사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데다 항공MRO사업 유치 등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인천지역 정치인들이 나서서 사천 항공MRO사업을 짓밟으려 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 간 도리에도 어긋난 행동이다.

연합뉴스

한국항공서비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 대형 국제공항에서 항공MRO사업을 하는 사례가 있나.

▲ 인천공항처럼 세계적인 대형 국제공항에서 항공MRO사업을 하는 곳은 없다.

미국은 오클라호마, 일본은 오키나와, 프랑스는 툴루즈, 독일은 함부르크 등 대형 국제공항과 수십 수백㎞ 떨어진 곳에서 항공MRO가 이뤄지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서는 간단한 운항정비만 이뤄지고 있고, 군 공항이 있는 파야 공항에서 MRO 전문업체가 항공MRO사업을 수행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구조인데, 이는 공항에 착륙한 비행기가 곧바로 항공정비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항공정비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몇 년 전부터 예약하고 정비하는 계획정비를 한다.

A, B 체크라고 불리는 비행 전 점검의 경우 인천이나 김포에서 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계획에 따라 이루어지는 C,D 체크(중정비)의 경우나 비행시간과 관계없이 일정한 주기로 이뤄지는 소위 캘린더 점검은 사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 인천공항공사가 법적으로 항공MRO사업을 할 수 있나.

▲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설립목적 외에 공항공사가 직접 항공MRO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설립목적에 위배된다.

한국공항공사법에는 1등급 운영증명을 받은 공항은 항공MRO사업을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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