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 '공매도 금지'도 한몫
3∼9월 외국인·기관 36조 매도
개인은 유동성 쏟아부으며
증시 코로나 이전 회복 이끌어
코로나19에도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로 옮겨간 때문으로 분석됐다. 펀드 등을 통해 얻는 수익에 만족하지 못한 동학개미들이 대거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증시가 강한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공매도 금지와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잇단 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 펀드에 대한 불신도 개인 투자자의 직접투자로 이어진 배경으로 꼽힌다.
간접투자→직접투자…증시 활황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19일 코스피는 장중 1439.43의 연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변동장세 속에서도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 8월 11일 장중 2400 선을 회복했다. 지난 15일에는 2443.58로 장을 마감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개인 투자자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저금리 등으로 확보된 유동성을 개미들이 주식시장에 쏟아부으며 증시가 반등한 것은 물론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이다.
실제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세를 보인 지난 3월부터 지난 16일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4조1661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를 견인했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들은 23조865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고, 안전판 역할을 기대했던 기관투자가들도 12조4026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된 공매도 금지는 개인 투자자의 자금을 증시로 모으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지난 3월 16일부터 9월 15일까지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증권사 등으로부터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서 갚는 투자방식이다.
공매도는 비싼 수수료 탓에 개인보다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시장 공매도 거래액 103조4936억원 중 외국인 거래액 비중은 62.8%, 기관 비중은 36.1%로 집계됐다. 개인은 1.1%에 불과했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힘을 못 쓰게 됐고, 결국 개인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는 사례가 급격히 늘었다.
펀드 불신·수익률 하락 영향
간접투자인 펀드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신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의 대규모 손실 사태와 라임운용 환매중단에 이어 올해 옵티머스운용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7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들에게 팔린 국내 사모펀드의 판매 잔액은 19조7116억원이다. 한달 전보다 7079억원 줄었다. 1년 사이 27% 급감했다. 지난해 6월 말 27조258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의 공모펀드 잔액 역시 88조8035억원에서 2.23% 줄어든 86조8242억원으로 감소했다.
펀드 투자가 시들해진 사이 개인 자금은 주식과 함께 상장지수펀드(ETF)에 집중됐다. 지난 1월부터 지난 11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ETF를 4조608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년동기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직접구매도 급증했다. 올 상반기 외화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은 709억1000만달러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펀드의 낮은 수익률 역시 투자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 수익률은 달라서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갔을 공산이 크다"며 "잇단 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 펀드에 대한 불신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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