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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인하요구권 뭉갠 은행들…16곳 중 15곳 낙제점, 꼴찌는 SC제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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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시중은행 대출 상담 관련 창구 모습. 창구 옆면에 금리인하요구권 안내자료가 붙어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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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16곳 중 15곳이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사실상 안내하지 않고 뭉개다 금감원에 적발됐다. 금리인하요구권은 취업이나 승진 등으로 신용 상태가 개선됐을 때 은행 등 금융기관을 상대로 대출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금융소비자의 법적 권한이다. 금감원은 올해 초 미스터리쇼핑(암행점검)을 통해 이를 적발해냈다.



평균이 '49.9점' 낙제 수준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16일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리인하요구권 미스터리쇼핑 실시 결과'에 따르면 국내 16개 은행의 금리인하요구제도 운영 평균 점수는 49.9점이었다. 이는 우수(90점이상)·양호(80~90점)·보통(70~80점)·미흡(60~70점)·저조(60점 미만) 등 5개 평가 등급 가운데 최하 등급인 '저조'에 해당한다. 은행별로 보면 점검 대상 16곳 은행 가운데 저조 등급을 받은 곳이 15곳이었다. 나머지 한 곳도 미흡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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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16일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리인하요구권 미스터리쇼핑 실시 결과'에 따른 평가결과 표. 강민국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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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요구권은 취업이나 승진·재산 증가 또는 신용평가 등급 상승 같은 신용상태 개선 요인이 발생했을 때 금융회사에 기존 대출의 금리를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금융소비자의 법적 권한이다. 2002년부터 행정지도를 통해 자율적으로 시행되다가 지난해 6월 법제화됐다. 은행 등 금융회사는 의무적으로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안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회사는 2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신한·전북·SC제일은행이 각 부문 꼴찌



금감원 점검 결과, 대형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가운데서는 신한은행이 47.5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농협은행(48.8점), 국민은행(49.5점), 우리은행(52.4점) 등도 60점 미만 점수를 받아 저조 등급에 그쳤다. 하나은행만 63.7점으로 하나 높은 미흡 등급에 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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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16일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리인하요구권 미스터리쇼핑 실시 결과'에 따른 은행별 평가결과. 강민국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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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은 모두 40점대를 받아 고객에 대한 금리인하요구권 안내에 특히 소홀했음이 드러났다. 제주은행이 종합 45.3점으로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광주은행(45.1점), 대구은행(45.1점), 경남은행(43.7점), 부산은행(41.7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방은행 중 꼴찌는 40.8점을 받은 전북은행이었다.

중소형은행과 외국계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기타은행 역시 모두 저조 등급에 그쳤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종합 48점을 받았다. 기업은행은 58.5점, 수협은행은 48.8점을 받았다. 외국계은행인 씨티은행(44.4점)과 SC제일은행(40.6점)은 모두 40점대에 그쳤는데, 특히 SC제일은행은 점검 대상 16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강민국 "개선계획 철저 점검해야"



금감원은 2019년 12월 30일부터 지난 2월 7일까지 약 6주간 국내 16개 은행의 영업점(188개)과 콜센터의 금리인하요구권 안내제도 운영 현황을 미스터리쇼핑했다. 금리인하요구권 및 그 이용절차를 얼마나 잘 안내했는지, 안내 과정에서 설명자료를 얼마나 잘 사용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했다. 은행원이 금리인하요구권을 부정확하게 설명하거나, 금리인하요구권의 법제화 사실이나 비대면 신청·약정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에 점수를 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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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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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 증가분이 4조75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미스터리쇼핑을 주관한 금감원 금융상품판매감독국은 미흡 이하 등급을 받은 16개 은행의 자체 개선 계획과 분기별 이행실적을 보고받아 서면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후 은행들이 실제로 계획대로 개선했는지를 은행감독국 현장검사로 확인한다.

강민국 의원은 "금감원은 미스터리쇼핑 결과에 대한 은행의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결과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시행된 금리인하 요구권이 입법 취지에 맞게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은행들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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