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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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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우리 동네 '걷기 좋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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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6코스는 서귀포 바다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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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성환 기자 = 걷기 좋은 계절이다. ‘두루누비’는 코스를 중심으로 레저와 여행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포털이다. 매월 걷기 좋은 여행길도 엄선하는데 내용이 알차서 참고하는 이들이 제법 많다. 9월 걷기 좋은 여행길 정보를 추렸다. 바닷길, 호숫길, 도심 속 숲길이다. 걷기는 큰 돈 들이지 않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천천히 찾아가도 된다. 9월에 걷기 좋다면 가을 내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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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바다는 제주 바다 중에서도 유난히 푸른 물빛을 자랑한다./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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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물빛이 인상적인 쇠소깍/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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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올레길 6코스

2007년 제주올레길이 등장하면서 ‘걷기’가 여행의 한 장르가 됐다. 과거 렌터카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이제 걸으면서 제주의 문화와 자연, 인심을 몸으로 경험한다. 전국 팔도에 조성된 숱한 ‘OO길’의 모티브가 바로 제주올레길이다. 일본과 몽골에 수출까지 됐다.

제주올레는 섬을 에두른다. 이 가운데 6코스는 서귀포 쇠소깍에서 외돌개까지 이어지는 약 11.6km 구간으로 서귀포의 매력을 오롯이 체험할 수 있다. 제주의 바다 중에서도 유난히 푸른 물빛을 자랑하는 서귀포 바다와 정방폭포 등 익숙한 관광지를 지난다. 눈이 즐겁고 걷는 재미도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길은 경사가 거의 없어 아이들이 걷기에도 무리가 없으니 가족단위로 걷기에 괜찮다. 종점이 올레여행자센터여서 걷기를 마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도 편하다.

쇠소깍이 볼만하다. 효돈천 하구 일대를 일컫는데 현무암으로 된 지하를 흐르던 물이 이곳에서 분출해 바닷물과 만나 깊은 웅덩이를 만든다. 주변의 계곡 풍경이 참 멋지다. 외돌개는 바다 한복판에 홀로 우뚝 솟은 높이 20m의 바위다. ‘장군바위’ ‘할망바위’로도 불린다. 꼭대기에 자생하고 있는 작은 소나무들이 눈길을 끈다. 2011년에 쇠소깍, 산방산과 함께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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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과 배롱나무꽃에 둘러싸인 선교장 활래정/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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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호 산책로/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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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강릉 ‘신사임당길’

바우길 11코스다. 강원도 강릉 성산면 위촌리 송양초등학교를 출발해 죽헌저수지, 오죽헌, 선교장, 시루봉, 경포대, 경포호수를 지나 허균·허난설헌 생가터에 이르는 약 18.3km의 길이다. 이름처럼 조선 중기 대학자인 율곡 이이(1536~1584)와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1504~1551)의 발자취를 따라 간다. 마지막에는 조선 중기 천재 여성시인으로 꼽힌 허난설헌(1563~1589)과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의 저자 허균(1569~1618)의 흔적도 만난다. 풍경도 좋지만 길에 깃든 풍성한 스토리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코스가 꽤 길다. 다 걷기 부담스러우면 보고 싶은 것 위주로 봐도 좋다. 주요 지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여정을 짚어보면 까만 대나무(오죽)가 가득한 오죽헌은 신사임당과 율곡이 태어난 곳이다. 선교장은 조선 사대부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고가(古家)다. 예쁜 인공 연못과 여기에 세워진 정자 ‘활래정’이 잘 알려졌다. 사랑채인 열화당도 유명하다. 1815년 지어졌는데 동판으로 만든 러시아식 테라스가 이색적이다. 경포호는 바다였던 호수다. 모래 등 퇴적물이 만(灣)의 한쪽 입구를 막아 호수가 됐다. 호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경포대가 호수 옆에 있다. 호수와 인접한 바다가 그 유명한 경포해변이다. 또 호수를 에둘러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이 나온다. 전부 두 말이 필요 없는 강릉의 대표 관광지다. 위촌리가 좀 낯설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촌장제를 운영하는 마을로 알려졌다. 주민들이 함께 마을 어른에게 세배를 하는 도배례가 유명하다. 400여년간 이어지고 있는 이 마을의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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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수공원 물빛수변공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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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수공원의 랜드마크 수상무대섬/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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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 세종호수공원 산책로

세종호수공원은 세종특별자치시가 행정복합도시 인근 주민을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인근에 흐르는 금강의 물을 끌어와 인공호수를 만들었다. 인공호수로는 규모가 국대 최대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호수공원인 경기도 일산호수공원보다 크다. 각기 다른 테마의 인공섬 5개가 둥실 떠 있고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도 잘 조성돼 있다. 여기에 잔디밭, 야외무대, 카페, 미술관 등 다양한 시설도 자리를 차지한다.

산책로는 총 8.8km 길이로 조성됐다. A, B, C 등 세 코스로 나뉜다. A코스는 공원 중앙의 수상무대섬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한 바퀴 돈다. 북쪽으로 도는 코스가 B코스다. C코스는 공원 전체를 한 바퀴 돈다.

이 가운데 A코스가 반응이 좋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전통정원의 면모를 구경할 수 있어서다. 또 약 1.7km로 걷기에 부담이 없는데다 중간중간 쉬어갈 곳도 많다. 길은 중앙광장을 출발해 수상무대섬, 물놀이섬, 물꽃섬, 수변전통정원을 지나 다시 중앙광장으로 돌아온다. 연꽃데크와 장남정 등이 위치한 수변공원을 지나고 싱싱한 숲도 관통한다. 또 그네 등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마당을 지나 수생식물 군락을 통과한다. 인공 모래사장인 마로니에비치는 가을 볕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세호교(세종호수교) 앞에는 ‘평화의 소녀상’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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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배롱나무/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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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 공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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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태공원의 대나무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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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도심건강길 ‘읍성길’

광주광역시 동구는 시민들의 운동 실천율을 높이기 위해 생활 인접 공간에 도심건강길 8곳을 조성했다. 건강 산책로, 문화 산책로, 가족 산책로, 치유의 숲길, 실버 산책로 등의 테마로 이뤄졌는데 경사가 완만하고 코스가 길지 않아 남녀노소가 부담 없이 찾는다. 특히 7코스에 해당하는 ‘읍성길’이 인기다. 장동로터리에서 출발해 한화생명사거리, 금남로공원, 광주세무서, 구(舊) 시청사거리, 문화전당을 거쳐 출발점으로 연결되는 약 2.4km 순환형 구간이다. 길지 않지만 푸르름이 가득한 공원과 다양한 테마거리를 만날 수 있다. 곳곳에 부려진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도 걷기를 즐겁게 만든다.

여정을 짚어보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는 눈이 호강할 장소가 많다. 배롱나무꽃이 인상적인 숲길, 싱싱한 초목이 가득한 문화생태공원, 가슴이 후련해지는 하늘마당의 들판 등이 볼만하다. 광주학생항일운동의 발상지인 전남여자고등학교, 금남로 공원의 ‘평화의 소녀상’과 5.18 민주광장, 역사의 복원을 주제로 국·내외의 유명 건축가들이 제작한 광주폴리 조형물 등은 생생한 역사의 기록이다. 예술의 거리, 웨딩의 거리, 아시아 음식문화거리에서는 각 테마에 맞는 다양한 문화행사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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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공원 숲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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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공원 숲길을 걸으면 계곡도 만난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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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대신공원 숲길’

부산 서구 구덕산 아래 대신공원이 있다. 수원지를 중심으로 정비된 자연공원인데 편백나무 숲이 멋지고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걷기 위해 찾는 부산 시민들이 많다. 길은 대신공원관리사무소에서 시작해 구덕민속예술관, 대신공원매점, 석탑약수터, 내원정사, 꽃마을로 이어지는 약 3.5km 구간이다. 그린웨이 서구 일주로 4코스에 해당한다. 본격 산행을 위한 등산객은 대신공원을 출발해 엄광산, 구봉산, 수정산을 거쳐 안창마을로 내려오기도 한다.

물론 숲길만 걸어도 좋다. 편백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수력 약 70년 된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룬다. 계곡물도 시원하게 흐른다. 수심이 얕아 여름에는 발 담그고 즐기는 이들도 많다. 곳곳에 평상이 있어 먹거리를 준비해 쉬고 가는 이들도 제법 된다. 요즘은 산 능성과 어우러진 수원지 주변에서 책을 읽거나 여유롭게 명상을 즐기기도 한다.

우리 동네 주변에도 걷기 좋은 공간이 있을지 모를 일이다. 뒷산도 좋고 한갓진 공터도 좋으니 마스크 꼭 챙겨서 쓰고 ‘거리두기’를 잘 지키며 잠깐이라도 몸을 움직여 본다. 한결 살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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