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은 일반적인 인수자가 아니라 '기술 제공자'...틱톡 주인은 여전히 바이트댄스
중국이 법을 개정해 자국 기업의 기술 매각을 사전 승인제로 바꾼 이후 합의사항 급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틱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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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의 합의안이 일반적인 인수합병(M&A)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 바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내락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오라클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틱톡의 미국 비즈니스 인수자가 됐다.
그런데 오라클도 이날 내놓은 성명서의 문장이 이상하다. 오라클은 "바이트댄스가 미국 재무부에 낸 제안서에 오라클이 기술 제공자(technology provider)로 참여하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했다.
일반적인 M&A 성명서는 '고객을 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또는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등의 아름다운 포장 문구로 시작해 'OOO은 우리 회사의 일부가 됐다'는 문장으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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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라클이 이날 내놓은 성명에서는 기술 제공자라고 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실제 오라클은 일반적인 인수자가 아니다. 틱톡의 고객 정보 등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딩 서비스를 제공한다. 틱톡 미국 비즈니스 주인은 여전히 중국의 바이트댄스다.
CNBC 등은 "애초 200억~300억 달러를 받고 틱톡 미국 비즈니스를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M&A 협상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중국이 자국 기업의 기술 매각을 사전승인제로 바꾼 이후 일반적인 M&A 딜과는 다른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문제는 트럼프가 양쪽의 딜을 승인할지 여부다. 트럼프는 '미국시간 15일까지 틱톡의 미국 비즈니스를 매각하지 않으면 사용 금지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바이트댄스와 오라클이 미 재무부에 제출한 합의안은 트럼프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이제 공은 트럼프에 넘어갔다. 그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중국의 기술도약을 견제하기 위해 틱톡 사용을 금지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의 법규 등 현실을 인정해 어정쩡한 합의에 도장을 찍어줄 것인가?'다.
어느 쪽이든 트럼프가 앞으로 중국을 어느 정도 공격할 것인지가 드러날 전망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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