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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스가 “아베 총리 계승이 나의 사명”…한·일관계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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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총재선거서 70% 득표

차기 일본 총리로 사실상 확정

아소 부총리는 당분간 유임 유력

이병기 전 주일대사와 각별한 인연

중앙일보

14일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새 총재에 선출돼 사실상 차기 총리로 확정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오른쪽)이 전임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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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계승’을 내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차기 일본 총리로 사실상 확정됐다. 한·일 관계에서 당장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후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압승한 뒤 밝힌 총재 수락연설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병을 이유로 총리직에서 물러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국난 상황에서 국정 공백은 있을 수 없다”며 “이 위기를 넘어 국민 한 명 한 명이 안심하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아베 총리의 대처를 계승해 나가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16일 임시국회 표결을 거쳐 제99대 일본 총리에 취임한다. 자민당이 의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어 스가 총리 선출이 확실시된다. 이로써 2012년 12월 26일 아베 총리 취임 후 약 7년9개월 만에 일본 총리가 바뀌게 됐다.

1948년 일본 아키타(秋田)현 딸기 농가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스가 장관은 고등학교 졸업 후 도쿄로 상경해 호세이대 법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중의원 비서로 정계에 발을 들였으며, 요코하마(橫浜) 시의원을 거쳐 1996년 중의원에 당선돼 내리 8선을 지냈다. 제1차 아베 내각(2006~2007)에서 총무대신을, 제2차 아베 내각에서 7년9개월간 총리의 비서실장 격인 내각 관방장관을 지냈다. 지난해 4월 일본의 새로운 연호인 ‘레이와(令和)’를 직접 발표하며 ‘레이와 아저씨’라는 애칭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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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차기 총리로 사실상 확정된 스가 요시히데는.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베 총리를 오랜 기간 보좌해온 스가 장관은 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한 내정은 물론 외교정책에서도 아베 정권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악화한 한·일 관계에 스가 등장을 계기로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스가 장관은 최근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이 한·일 관계의 기본”이라며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 판결이 한일청구권협정 위반이라는 아베 총리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또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유임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한국 강경 기조의 내각 분위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스가 장관은 앞서 이날 총재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534표 중 약 70%에 해당하는 377표를 얻어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됐다. 개표 결과 국회의원 표 288표, 지방 대표 표 89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찌감치 자민당 7개 파벌 가운데 5개 파벌의 지지를 얻어 국회의원 표 70% 이상을 확보하며 대세를 장악한 덕분이다. 함께 출마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이 89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으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68표로 3위에 그쳤다.

스가 신임 총재의 임기는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 말까지로, 1년 후 다시 총재 선거가 예정돼 있다.

스가 신임 총재와 한국의 인연은 특별히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일 대사로 근무할 당시(2013년 5월~2014년 7월) 정기적으로 식사를 하는 등 친분을 쌓았다. 이 전 실장이 국정원 특별활동비 상납 혐의로 구속 수감됐을 때 스가 신임 총재가 인편으로 격려와 안타까움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다고 한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서울=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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