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1차 이어 2차 8조 지급
“지급요구 확산…선별기준 정해야”
올해 긴급재난지원금 명목으로 지급된 현금이 2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이라는 특수상황이 나타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현금 지원을 늘리자는 목소리가 있어 선별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14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지급된 현금은 총 20조9000억원이다. 1차 재난지원금은 14조3000억원 전액이 현금이었고, 2차 재난지원금은 총 7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 중 6조6000억원(84.6%)을 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나머지 1조2000억원은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5000억원), 고용유지지원금(5000억원) 등으로 간접지원이다. 재난지원금은 현금을 준다는 면에서 기본소득과 유사하다.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과 같은 맥락에 있다. 그러나 소득?자산 심사 없이 가구가 아닌 개인에게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하는 기본소득과는 차이가 있다. 궁극적으로 기본소득을 제도화하기 전 실시하는 중간 실험의 성격을 갖기도 한다.
앞으로가 문제다. 이번 4차 추가경정예산안 논의 때 나타났듯 다수 집단을 대상으로 한 현금 지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변형된 모습이지만 기본소득을 경험한 집단이 늘어난 결과다. 향후 경제위기가 생길 때면 이러한 기본소득 논쟁이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된다면 내년에도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주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어려운 생계에 큰 도움이 되고 경제적 경제적 효과도 크다면 고민하지 않고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된다. 하지만 막대한 국가 재정 투입이라는 기회비용이 존재한다. 체계적인 설계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시행돼 실질적인 경제회복 효과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재정당국은 1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결과 “비용 대비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달 말 국회서 1차 재난지원금으로 늘어난 소비효과는 30%가량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나머지 돈 70%는 저축했다는 의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서비스업이 몰려있는 서울·경기 지역에 소비 효과가 집중되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러 대안이 제기된다. 행정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별지급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최대 연 2회까지 주는 대신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을 4.8%포인트 밑돌면 소득하위 50%까지 지급하는 식으로 준칙을 정하자고 했다.
현금지원을 최소화하고 간접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정부가 이자를 지원하는 식으로 금융지원을 했다면 소상공인은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었는데다 불필요한 사람이 지원금을 받는 일을 줄일 수 있다”며 “게다가 간접지원은 별도 심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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