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협력사’로 오러클 선정
미국 사용자 개인정보 관리 계획
협상 결과 미·중 정부 승인 받아야
그동안 ‘완전 매각’ 요구한 트럼프
승인땐 친한 기업인 특혜 시비일 듯
틱톡의 미국 서비스 매각 대상으로 13일(현지시각) 오러클이 선정됐다. 틱톡 로고가 미국과 중국 국기 사이에 표시된 조형물.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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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로부터 동영상 공유 서비스 ‘틱톡’의 미국내 사업 포기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바이트댄스가 사업 매각 대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기업인 오러클과 협력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들고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러클을 상대로 협상을 진행해온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 제안을 거부하고 오러클을 사용자 정보를 관리할 ‘기술 협력사’로 선정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바이트댄스와 오러클은 이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틱톡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런 매각 회피 전략이 받아들여질 경우 바이트댄스는 성공적으로 미국에 진출한 서비스를 지킬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미국에서만 1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될 수도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오러클이 사용자를 관리하면 미국 사용자 개인정보의 국외 유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바이트댄스는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트댄스와 기존 투자자들이 앞으로 미국내 사업의 지분을 얼마나 유지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세부 거래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오러클은 틱톡의 일부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오러클은 기업용 데이터베이스 관리 소프트웨어를 주력으로 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강화를 꾀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 설립자인 래리 엘리슨 최고경영자(CEO)는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모금 행사까지 연 인물이다.
바이트댄스는 협상 결과를 미국과 중국 정부로부터 승인받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트댄스가 미국내 틱톡 서비스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매각안을 9월15일까지 마련하지 않는 한 미국내 틱톡 이용을 금지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6일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른 제재 유예 시한은 9월20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트댄스의 구조조정 방안을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이를 받아들일 경우 자신과 가까운 기업인에게 특혜를 준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 앨릭스 스테이머스 전 페이스북 보안책임자는 트위터에 쓴 글에서 “오러클에 서버 관리(호스팅)만 맡긴다면 틱톡에 대한 정당한 우려가 해소되지 못한다”며 “백악관이 합의안을 받아들이면 모든 것이 사기라는 걸 보여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틱톡 관련 협상은 최종적으로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검토를 거치게 된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을 매각하더라도 핵심 알고리즘은 매각이나 이전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바이트댄스 이사회 논의를 알고 있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하더라도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을 뺀 서비스만 매각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알고리즘을 포함한 전체 서비스를 인수하고 싶어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제안을 거절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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