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약국 안주고 인터넷몰은 준다

정부가 유흥업·전문직·고액 자산 취급 업종 등에는 일반업종 소상공인을 위한 새희망자금 1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수많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지급 시기에 대해서는 행정 자료로 소득 감소가 확인되는 소상공인부터 추석 전에 지급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일반업종 새희망자금 지원 대상에서 '소상공인 정책자금 융자 제외 대상 업종'은 제외된다.

정부는 지난 10일 4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며 집합 제한·금지 업종에 대한 새희망자금 지원 여부를 가르는 업종 기준을 발표했다. 반면 기타 일반업종은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 연간 매출액 4억원 이하라는 요건만 밝혔을 뿐 업종 기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그 결과 도박장·성인오락실 등 사회 통념상 지원이 곤란한 업종들에 대해서도 일괄적으로 새희망자금이 100만원씩 지급되는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정부도 융자 제외 대상 업종 기준을 새희망자금에 적용해 일부 업종을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융자 제외 대상 업종은 크게 사회 통념상 지원이 곤란한 유흥·도박업종, 변호사·회계사·병원 등 전문 직종, 고액 자산가 등이 포함된 부동산 임대업자 등 3개 분류다.

이들 3개 분류는 각각 하위 항목이 존재하는데, 유흥업종은 전자담배를 포함한 담배 중개·도매업, 성인용품 판매점, 휴게텔, 키스방, 대화방, 증기탕·안마시술소 등이다. 도박업종은 복권판매업, 경마·경륜·경정 잡지 발행업, 도박·사행성·불건전 오락기구 도소매업과 임대업, 경품용 상품권 발행·판매업, 경주장·동물 경기장 운영업, 성인 오락실·PC방, 전화방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 직종 중에는 약국, 동물병원 등 수의업, 보건업, 법무·회계·세무 등 법무 관련 서비스업, 관세사 등 통관업, 금융업, 보험·연금업, 감정평가업, 탐정·조사서비스업, 신용조사·추심대행업 등이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빠진다. 고액 자산가 업종은 모피 제품 도매업(인조 모피는 제외), 골프장 운영업, 부동산 임대업,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업 등이다.

다만 부동산 관리업과 6개월 이상 사업을 지속하는 부동산 자문·중개업은 지원 대상에 포함돼 소규모 부동산업소 등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코로나19 피해가 덜한 것으로 평가받는 온라인 사업자는 매출액과 매출 감소 등 기준을 충족하면 지원금 100만원을 준다.

이 밖에 다단계 방문판매업, 점집·무당·심령술집 등 점술과 유사 서비스업도 지원 대상에서 빠질 전망이다.

추석 전에 새희망자금이 집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정부는 "행정 정보를 활용해 매출 감소가 확인되는 소상공인은 별도 서류 제출 없이 금융기관을 통해 추석 전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원 시스템 구축, 대상자 선별 등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폐업 소상공인을 위한 재도전 장려금은 기존 방침대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격상된 지난 8월 16일 이후 폐업자에게만 지급할 계획이다. 정부가 4차 추경을 통해 이 같은 기준을 발표했을 때 16일보다 앞서 폐업한 소상공인이 차별받는다는 논란이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4차 추경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재도전 장려금은 8월 16일 기준 이후 폐업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급한다"고 재차 못 박았다. 정부는 "8월 15일 이전에 폐업한 점포는 1·3차 추경의 폐업 점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운영 중인 '소상공인 재기 지원' 프로그램은 폐업자 점포 철거 비용, 사업 정리 컨설팅, 재기 교육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15일 이전 폐업자들과 형평성 논란은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이후 폐업자는 4차 추경의 폐업 지원금과 기존 운영 중인 재기 지원 프로그램을 중복 이용할 수 있지만 15일 이전에 폐업했다면 재기 지원 프로그램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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