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2일 화상으로 개최된 제27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정세, 남중국해 문제, 보건안보 및 사이버안보 등 안보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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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남북 간 간접 대화가 이뤄졌지만, 분위기는 데면데면했다. 남측은 대화 재개 필요성을 제기한 반면 북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이어진 자연재해를 언급하며 내부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경화 장관은 12일 제27차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다. ARF 외교장관회의는 아세안 국가와 미국, 중국, 일본, 호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참가하는 다자 외교외교협의체로 유엔(UN)을 제외하면 북한이 회원국으로 있는 유일의 다자협의체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화상 형식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 강 장관은 "한반도 정세와 남중국해 문제, 코로나19 대응 상황에 대한 한국 입장을 참가국 외교장관에게 전달했다. 특히 "남ㆍ북ㆍ미 정상들의 역사적 합의들을 바탕으로 미국과 긴밀한 공조와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더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가 제시한 방역ㆍ보건의료ㆍ산림ㆍ농업기술 분야의 남북협력 등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노력도 곁들여 설명했다. 원론적 차원의 발언이지만, 북한이 청취하고 발언할 수 있는 회의인 점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 의향을 우회적으로 던진 셈이다.
당초 불참 의사를 통보한 리선권 외무상 대신 회의에 참석한 안광일 주(駐)인도네시아 북한 대사 겸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는 "한반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코로나19와 수해 대응도 설명하며, 내부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시사했다. 북핵문제 당사국 간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해선 수긍도 비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북한은 북미 간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여파 속에서 열린 지난해 ARF 외교장관회의도 불참했다. 2년 연속 북한 외무상이 참여하지 않으며, 북한과의 직간접 대화 채널로 여겨졌던 ARF의 위신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도 이번 ARF에 별다른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대신해 스티븐 비건 부장관이, 중국은 왕이(王毅)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을 대신해 뤄자오후이(羅照輝) 부부장이 각각 참석했다. 지난 9일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두 장관이 거친 설전을 벌였지만, 이날 ARF에선 약속이나 한듯 서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셈이다.
참가국들은 향후 5년간 ARF의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하노이 액션플랜 II'를 채택했다. 아세안 지역 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 ARF를 통한 각국 간 협력을 지속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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