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탑재용 AI '아리온 브레인'
LTE 통신망 활용 자율비행
도시 시설 점검 활용 가능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
부처 간 신속한 협의 이뤄내
무지개연구소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아리온 브레인을 탑재한 드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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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앞으로 드론은 소프트웨어다."
10년 전 군대에서 드론 관련 보직으로 복무한 김용덕 무지개연구소 대표는 드론 소프트웨어 개발에 몰두했다. 도심 안전 점검이 화두가 되자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업 의뢰가 들어왔지만 규제의 벽에 가로 막혔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샌드박스를 통과해 김 대표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탑재한 드론이 드디어 첫 비행에 성공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8일 오후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AI 드론 도심 시설 점검 서비스가 산업융합 샌드박스를 통과해 국토교통부 테스트에 들어갔다며 "안전한 도시를 향한 의미 있는 한 발"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직접 내레이션한 이 영상에서 박 회장은 김 대표가 개발한 AI 드론의 사례를 공개했다.
김 대표의 AI 드론 플랫폼 '아리온 브레인'은 드론 탑재용 컴퓨터다. 기존 드론이 가시권 내에서 원격 조종이 가능한 수준이었다면 아리온 브레인을 탑재한 드론은 LTE 통신망을 활용해 가시권 밖에서도 비행 및 자율비행이 가능하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AI가 최적 비행경로를 파악해 자율 비행을 한다. 또한 드론이 촬영하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교각ㆍ고층빌딩 점검, 택배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드론이 유독 한국에서만 각종 규제의 그늘에 갇혀 있었다. 김 대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경기도 일산 열배관 폭발사고가 있었던 2018년 이후 부산과 대구에서 각각 드론을 활용한 배관 점검과 도로 노면 점검 의뢰를 받았고,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실제로 드론 비행 허가까지는 험난한 길을 걸어야 했다. 비행ㆍ항공 촬영과 관련된 부처만 국토교통부, 국방부 등 6곳에 달한다. 게다가 비행장 반경 9.3㎞ 이내, 서울 강북ㆍ휴전선 등 비행금지 구역, 지상고도 150m 이상 지역은 허가 없이 비행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각종 비행 관련 규제도 발목을 잡았다.
김 대표는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찾았다. 먼저 규제 신속확인 제도를 통해 규제를 파악하고, 산업통상자원부-대한상의와 함께 각 부처는 3개월 간 협의에 들어갔다. 부처들은 안전ㆍ안보 관련 준수 조건만 지키면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도심 내를 비행한다는 점을 고려해 국토부의 특별비행승인 통과를 전제로 해 안전성을 담보하도록 했다. 김 대표는 "샌드박스를 신청하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한다. 혼자서 했다면 이 많은 규제를 뚫고 드론을 띄울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며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제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발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페이스북에 "내 목소리가 특별할 것도 없는데 젊은이의 미래를 여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있겠느냐"며 "이렇게 사업을 시작한 젊은이 중에 언젠가 세계적인 기업인이 나오겠지 생각하면 모든 일이 즐겁다"고 적었다.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와 산업부는 드론을 활용한 시설 점검을 통해 점검의 효율성을 높여 국민 안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정부도 드론 택시 상용화를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드론을 이용한 서비스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며 "이번 실증특례가 향후 드론 관련 제도 정비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는 국내 첫 샌드박스 민간 기구다. 산업융합, 금융혁신 샌드박스 등 전산업 분야에서 지원할 수 있다. 지난 5월 출범 이후 26건의 혁신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시장 출시를 지원했다. 이밖에 혁신사업에 관한 규제 여부를 30일 이내에 확인하는 신속확인을 통해 26건을 처리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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