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7년 돼 다시 파악 필요" 재항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4월 27일 오후 서울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사자명예훼손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광주=서재훈 기자 |
추징금 991억여원을 내지 않고 있는 전두환(89) 전 대통령의 재산목록을 다시 파악해야 한다는 검찰의 요청이 법원에서 또 기각됐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3부(부장 박병태)는 지난달 28일 채권자 대한민국의 소송을 대리하는 서울중앙지검이 채무자 전 전 대통령에 대해 낸 재산명시 신청 즉시항고 사건을 기각했다고 7일 밝혔다. 재산명시 신청은 재산이 있으면서 빚을 갚지 않는 채무자의 재산을 공개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제도다.
검찰은 지난해 4월 법원에서 재산명시 신청이 한 차례 기각된 후 같은 해 5월 즉시항고했으나, 법원은 지난해와 같은 이유로 항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미 재산목록이 제출된 점, 이 재산목록이 허위라면 형사 절차에 의하면 될 것"이라며 "그 외에 채무자가 쉽게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재산을 취득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인정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이에도 불복해 4일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재산명시 이후 17년 가량의 세월이 흐른 만큼, 전 전 대통령의 재산목록을 다시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금 29만원'이 포함된 전씨의 재산목록이 명시된 2003년 당시 검찰은 목록 중 진돗개 ㆍ냉장고 등 가재도구를 경매에 부쳐 1억원 가량을 환수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내란 및 뇌물수수 등 혐의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받았다. 이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지만, 추징금을 납부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2,205억원 중 1,199억여원을 환수했고, 지난달 21일에는 장녀 명의의 경기 안양시 임야에 대한 공매를 통해 10억1,051만원을 추가로 환수했다. 이에 따라 현재 미납된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은 약 991억여원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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