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버라이즌 로고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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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1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Verizon)에 5G 통신장비를 공급한다. 계약 규모만 8조원에 육박하는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치열하게 경쟁 중인 5G 장비 시장에서도 힘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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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세계 1위 미국 시장 본격 공략
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내용에 계약 내용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5년간 공급하게 된다. 계약규모는 7조 9000억원이며, 기간은 6월30일부터 2025년 12월31일까지다. 미국은 세계 최대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약 297조원 규모)이며 세계 기지국 투자의 20~25%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미국 시장 중에서도 버라이즌은 가장 많은 1억8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버라이즌은 현재도 삼성과 노키아·에릭슨의 통신장비를 이용 중이다. 이번 계약은 일종의 추가 계약 개념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계약의 구체적 내용은 버라이즌의 동의없이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해 12월 미국 유타주에 5G 통신장비를 설치하는 버라이즌 직원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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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관계자는 “버라이즌은 그동안 에릭슨ㆍ노키아 장비 비율이 높았지만 이번 계약을 통해 향후 삼성의 비율을 더 높일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저주파 대역 5G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민간 이통사업자들을 위해 저주파 대역인 3.5㎓(기가헤르츠) 주파수 경매를 완료했다. 현재 미국은 극고주파 대역인 28㎓로 5G를 서비스하고 있다. 28㎓는 3.5㎓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3~4배 정도 빠르지만, 건물과 같은 장애물은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극고주파와 저주파를 섞어서 쓰면 상호보완이 된다. 버라이즌 역시 이를 위해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고 삼성을 파트너로 낙점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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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주춤하는 사이 점유율 올릴까
통신장비 시장은 계약 규모가 크고 한번 계약을 하면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장비를 뜯어내고 새로운 공급사 장비로 교체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삼성은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시장에 장기적으로 5G 통신 장비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은 앞서 2018년 미국 4대 통신사 중 버라이즌을 포함해 AT&T·스프린트 등 3개사와 이미 5G 공급계약을 한 상태다.
세계 1위 통신장비 회사인 중국의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주요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삼성에겐 기회요인이다. 화웨이는 미국과 영국·일본·캐나다 등에서 퇴출 통보를 받은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올 1분기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35.7%를 1위를 지키고 있다. 에릭슨이 24.6%로 뒤를 이었고 노키아(15.8%)와 삼성전자(13.2%)가 3,4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버라이즌과 계약으로 노키아와의 격차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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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5G 연구부터 영업까지 직접 챙겨
지난해 1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국무총리)가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5G 장비 생산 현장을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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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삼성이 이번 계약을 비롯해 5G 장비 시장에서의 두각을 나타내는 데는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2018년 5G를 인공지능(AI)·바이오·전장부품과 함께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지정하고, 집중 육성을 선언한바 있다. 이번 계약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했으며, 여러 차례 화상통화를 하며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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