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재난지원금, 다 주고 더 줘야 두터워지는 것"

민주당 향해 "보수야당과 의기투합" 비판
"초부유세 걷어 재원 마련하는 게 더 정의롭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 화상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정의당 제공)

정부와 여당이 재난지원금을 고용 취약계층에 우선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안이하고 무책임하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심 대표는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활고와 고립감, 두려움과 막막함으로 고통받고 있는 대다수 시민들의 삶을 헤아리지 않은 관료주의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맞춤형 지원 방침에 대해 "재정 적자를 핑계로 민생지원 규모를 어떻게든 축소하려 했던 기획재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기업에 지원하는 것은 투자이고 시민들의 삶을 지원하는 것은 비용'으로 생각하는 보수 야당과 의기투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또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시민이 소득절벽에 직면해 있고 모든 국민들이 다 힘들다"며 "다 주고 더 줘야 두터워지는 것이다. 구석구석 위태로운 국민의 삶을 사각지대로 방치한다면 받는 사람과 못 받는 사람의 갈등과 원망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 대표는 재정난을 우려하며 맞춤형 지원 방안을 주장하는 여론을 향해 "여유 있는 사람에게 왜 주냐고 묻는 대신, 더 걷자고 하자"며 "부자들에게 재난 수당 안 주는 것으로 공정을 포장하지 말고, 초부유세를 걷어서 재난 위기 극복 재원을 마련하는 데 국회가 힘을 모으는 것이 더 정의롭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맞춤형 지원 방안 자체를 재고해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보편적인 가계소득 축소로 위태로워진 국민들의 삶을 방치하지 않길 바란다"며 "추경심의 과정에서 정부의 재고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당정청은 6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및 이를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을 논의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및 김태년 원내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당정청 고위인사들은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에 있어 피해가 큰 계층이나 저소득층을 우선 지원하는 '선별지원' 기조를 공식화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