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시행 뒤 열린 가장 강력한 시위…경찰, 289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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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6일 입법회 의원 선거 연기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289명이 체포됐다. 체포된 사람들 중에는 12세 소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AP통신·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홍콩 도심에서 열린 입법회 선거 연기 항의 시위로 28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고, 그 중 최소 1명 이상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경찰이 소녀를 제압하는 모습. /트위터 |
이날 시위에서 체포된 이들 중에는 12세 소녀도 포함됐다. 이 소녀는 시위 때 문구류를 사러 시내에 나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상에서 이 소녀에게 여러 명의 경찰들이 달려들어 소녀를 쓰러뜨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공개돼 경찰 비판여론이 일었다. 경찰 측은이 소녀가 수상한 낌새를 보이며 도망쳐 붙잡았으며 낮은 강도의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했다.
이날 홍콩 도심에서 열린 시위에는 수백명이 참여했다. 시위는 조던 지하철역 인근에서 시작, 몽콕과 야우메타이까지 번졌다. 홍콩 경찰은 최루탄 등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진압했고, 시위대는 경찰들에게 물병 등을 던지며 대치했다. 곳곳에선 경찰과 시위대 간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시위 과정에서 최소 9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1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이날 집회 참석이 불법 행위이며, 집회 개최 자체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높이고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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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은 270명을 불법 집회 혐의로 체포했고, 이밖에 10여명은 경찰 폭행 혐의, 공공질서에서 무질서한 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여성 1명은 홍콩 독립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아 체포됐다. 지난 6월 제정된 홍콩보안법은 홍콩 내 반(反)중국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시위는 홍콩보안법 시행 뒤 열린 가장 강력한 시위로 평가되고 있다.
이날 유명한 홍콩 야권과 민주화 진영 인사들도 여러 명 체포됐다. 홍콩 야당 피플파워 소속인 탐탁치 의원, 야당 사회민주연선의 정치인인 렁쿽훈 등이 선동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9월 6일 예정됐던 입법회 의원 선거를 코로나 확산 방지를 이유로 1년 연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 민주 진영은 작년 11월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뒤 이번 입법회 선거에서 과반 의석 차지를 목표로 삼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선거 연기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입장이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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