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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체험기] 무게도, 가격도 슬림해진 다이슨 무선청소기… "대청소해도 손목이 안 아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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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국내서 첫 출시된 英 다이슨 ‘디지털슬림’
1.9㎏ 무게·110㎝ 본체길이로 청소 자주하는 한국 시장 정조준
가격, 전작보다 40% 가까이 싼 79만9000원

남자 아이를 키우는 여느 가정이 그렇듯 집은 청소하자 마자 금세 난장판이 된다. 아침·저녁 수시로 청소기를 돌려보지만 이내 찰흙 가루, 먹다 만 과자 부스러기가 여기저기 널리고 소파 밑으로 들어가기 일쑤다. 2016년 당시 큰돈을 주고 ‘욕망의 청소기’로 불리던 다이슨 ‘V6 플러피’를 들였고, 현재까지 쓰고 있다(중간에 배터리를 교체하기는 했다). 다이슨 청소기를 갖고 있다는 것은 자랑거리였고, 무선이라는 편안한 사용감과 ‘다이슨’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고급스러움 때문에 여기저기 추천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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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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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LG전자, 삼성전자에서도 잇따라 무선청소기를 내놓으며 다이슨에 도전장을 내놨다. LG전자는 물걸레 기능까지 추가한 청소기를 선보여 맨발로 생활하는 한국인들을 정확히 겨냥했고 그 결과 최근에는 다이슨을 앞질러 이 시장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이슨이 칼을 갈고 만들었다는 청소기가 있다. 지난 7월 출시한 ‘디지털슬림’이다. 작정하고 한국 시장을 겨냥했고, 출시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했다. 다이슨은 이 제품 출시 발표회 때 "청소를 매일 하고, 마루바닥에서 생활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라고 했다. 얼마나 좋아진 건지 다이슨코리아로부터 리뷰용 디지털슬림을 받아 일주일간 써봤다.

박스를 풀자 1.9㎏의 가볍고 날렵한 외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V6 플러피와 비교해 보니 그동안 이 무기를 들고 어떻게 청소했나 싶다. 다이슨의 직전 모델인 ‘V11 컴플리트(2019년 4월 출시, 2.95㎏)’보다도 1㎏이, LG전자의 코드제로 2020년형(2.59㎏), 삼성전자의 제트 2020년형(2.73㎏)과 비교해봐도 가볍다. 한손으로 슥슥 20분쯤 밀어도 손목에 전혀 무리가 가지 않았다. 가벼워진 무게뿐 아니라 본체 길이 역시 110㎝로 짧아져 한국인들의 키를 감안해준 것 역시 이런 사용감에 도움을 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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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숙한 곳까지 매끄럽게 헤드(사진 오른쪽)가 들어가는 다이슨 디지털 슬림. 기존 V7, V8, V10, V11 무선청소기에 적용된 헤드 대비 40%가 작고 가벼워졌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다이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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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슬림은 무게가 줄어든 만큼 본체 길이·폭도 줄고, 먼지통 사이즈도 0.3L로 작아졌다. 청소할 때 기능적으로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바로 이 대목이었다. 헤드 부분도 전작들 대비 40% 정도가 작아졌기 때문에 흡입할 수 있는 면적도 비례해서 작아진 것이기 때문이다. 육안으로 봐도 눈에 띄게 작아진 헤드의 흡입력은 그러나 기대 이상이었다. 다이슨 측에 문의하니 헤드에도 모터를 장착, 롤러의 가장자리까지도 흡입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였다고 했다. 작지만 힘을 발휘하는 이 헤드는 소파 밑 입구, 서랍장 밑까지 매끄럽게 잘 들어갔고, 소파 위도 굳이 별도의 다른 툴로 헤드를 교체하지 않아도 먼지를 잘 빨아들였다. 구석구석 먼지가 많은 우리집에는 헤드가 큰 V6보다 좀 더 효과적이었다.

일반·미디엄·부스트 세 모드를 지원하고, 모드 선택 시 현재 배터리 기준 얼마나 더 청소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가장 흡입력이 강력한 부스트 모드 기준, V11 흡입력과 비슷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하는데, 대청소 하기에는 일반모드면 충분했다. 소음면에서도 일반모드가 가장 정숙하기 때문에 굳이 사용시간이 짧아지는 다른 모드를 택할 이유가 없었다. 3시간 30분 완충하면, 최대 40분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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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디지털슬림의 세 가지 청소모드. 일반모드로 최대 40분간 청소할 수 있다. /다이슨 제공




청소하는 재미를 느낀 것은 기대하지 않았던 성과였다. 무선청소기 특성상 수시로 흡입 버튼을 눌렀다 뗐다를 반복하게 되는데, 버튼에서 손을 떼는 순간 ‘웅’ 하는 약간의 진동이 있다. 계속 눌렀다 떼고 싶은 이런 독특한 사용감은 30분 이상 청소기를 돌릴 때도 지루하지 않게 해주었다. 청소 자주하는 집인데도 일주일간 먼지통이 반도 안 찼다. 통을 분리하지 않고도 원터치로 간단히 이물질을 비워낼 수 있었고, 통째로 분리해 물 세척하기에도 쉬웠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이런 성능·재미 대비 가격이 얼마나 합리적인가다. 디지털슬림은 79만9000원. 본체와 기본 헤드 외에 벽걸이형 충전 거치대, 교체형 배터리, 용도에 따라 바꿔쓸 수 있는 툴 3종이 세트다. V11 컴플리트(129만원)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저렴하다. 경쟁사 제품이 100만원대를 훌쩍 넘는 상황인 점을 감안해보면, 2㎏도 안 되는 무게·기동력은 청소 자주 하는 집에는 고려해볼 만한 옵션이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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