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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영상을 보다가 바로 구매할 수는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립을 만든 이유입니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폭풍 성장세다. 2018년 85조원 규모에서 2021년 133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라이브 커머스 스타트업 그립컴퍼니(대표 김한나)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다크호스로 꼽힌다. 유튜브도 아니고 홈쇼핑도 아니고 그렇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아니다. 그립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라이브 커머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탈바꿈시키는 스타트업이다.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는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모바일 시대가 빨라질수록 마케팅과 유통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면서 "셀러들이 그립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기획, 제작, 광고·마케팅, 판매를 한번에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립의 사용 원리는 매우 심플하다. 그립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인플루언서이자 셀러가 방송을 진행한다. 길게는 3시간짜리 방송도 있다. 시청자들은 셀러 얼굴을 보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물건을 구매한다. 시청하는 도중에 흥정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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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서비스를 2019년 2월에 론칭했는데 누적 다운로드가 110만건을 넘어섰다"며 "입점 업체도 올해 초 1000곳에서 9월 현재 4100곳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립에서 판매되는 상품 수는 2만3000개, 송출되는 방송은 일평균 200개에 달한다. 그립이 인기를 끄는 데는 삼박자가 있어 가능했다. △사용하기 쉬운 사용자경험(UX·User Experience) △마케팅과 유통을 통합한 높은 가격 경쟁력 △경쟁사 대비 낮은 플랫폼 수수료다. 김 대표는 "방송을 모르는 분이라도 그립 플랫폼을 통해 라이브 커머스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그립을 이용하는 셀러는 다양하다. 패션, 잡화는 물론 심지어 음식도 있다. 김 대표는 "먹방(먹는 방송)은 라이브 커머스에 가장 잘 어울리는 카테고리"라면서 "시청자들은 리뷰를 서로 같이 보면서 후기를 공유하고 물건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셀러들이 그립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것은 물론이다. 아기용 물티슈는 2회 방송에 매출 3억원 이상을 올려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그립 방송은 '날것'과 닮았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선호하는 숏폼이 아니다. 김 대표는 "편집을 하지 않고 길게 내보내지만 소비자들은 리얼리티를 선호한다"면서 "라이브를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경매 기능도 있다. 셀러들은 이를 통해 재고를 경매에 부쳐 싸게 팔 수 있고, 선착순으로 물건을 팔 때도 있다. 물건을 사고파는 것에 재미를 주는 셈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반품률이 1% 남짓이다.
그립의 인기에는 광고주 변화도 한몫했다. 지난날 마케팅에서는 제품 선전 문구인 '카피라이팅'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오늘날에는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봤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퍼포먼스 지표'들이 중요해졌다. 이런 흐름 속에서 그립은 광고주인 셀러에게 마케팅과 유통을 한꺼번에 제시한 것이다. 마케팅 비용을 절약해 영상을 만들어 바로 그 자리에서 판매하는 채널로 알려진 것이다.
그립을 창업한 김 대표는 샌프란시스코주립대 국제관계학과를 졸업한 뒤 다년간 글로벌 마케팅과 영업 전선을 누볐다. 산업용 스마트폰 블루버드에서 글로벌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했고,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도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했다. 이력에 마케팅, 스마트폰, 영상 콘텐츠 서비스라는 공통점이 있는 셈이다. 김 대표는 "스노우에서 근무하면서 지금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했다"면서 "처음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수천 명의 셀러가 입점해 있지만 창업 초기만 하더라도 셀러 50명을 모으는 데 6개월이 걸렸다. 끈질기게 수제 제품을 만드는 셀러들을 중심으로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
그립의 비전은 '모든 사람이 팔 수 있다(Everyone can sell)'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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