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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59년만의 4차 추경…적자국채 발행 땐 나랏빚 850조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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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5단계 연장 등으로 취약계층 피해 커지자 4차 추경

1∼3차 추경서 이미 허리띠 졸라매 적자국채 발행 불가피

연합뉴스

수해 복구ㆍ피해 지원 '4차 추경' 고려 (PG)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차지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에 59년 만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편성이 6일 가시화하고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고용취약계층, 저소득층 등이 받은 타격이 심각한 만큼 4차 추경 편성을 통한 지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4차 추경을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하면 이미 세 차례의 추경 편성으로 불어난 나랏빚 규모는 더 커져 재정 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 거리두기 2.5단계에 취약계층 피해 눈덩이…4차 추경 '핀셋 지원'

1년에 네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1961년 이후 59년 만이다. 1961년에는 4월, 6월, 8월, 10월 등 네 번 추경을 편성했다.

정부는 올해 3월 대구·경북 지원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1조7천억원 규모의 첫 추경을 편성했다.

4월에는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의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12조2천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을 집행했다.

이후에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어려움이 계속되자 7월에는 역대 최대인 35조1천억원 규모의 3차 추경을 마련해 집행에 들어갔는데, 두 달 만에 4차 추경을 편성하게 된 것이다.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에서 추경안을 편성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민주화 이후 초유의 4차 추경 편성에 애초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피해의 정도가 커지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요구하자 고심 끝에 결국 피해계층을 대상으로 한 긴급 지원을 위해 4차 추경을 편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4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일주일 연장 후 더 이상 기존 재원으로는 지원이 불가한 수준에 봉착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정 건전성과 지원 효과 등을 고려해 1차 긴급재난지원금처럼 전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 대신 피해가 큰 계층을 '핀셋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정부는 이미 세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허리를 잔뜩 졸라매고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더 이상 '돈 나올 구멍'이 없는 정부로서는 4차 추경을 편성할 때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제공]



◇ 전액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시 국가채무 848조 넘을 듯

8조∼9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4차 추경 재원을 전액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할 경우 재정 건전성 훼손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1차 추경 때 10조3천억원, 2차 추경 때 3조4천억원, 3차 추경 때 23조8천억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했다.

3차 추경 후 국가채무는 839조4천억원으로 치솟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사상 최고치인 43.5%로 올라갔다.

4차 추경을 위해 9조원의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한다면 국가채무는 848조원을 훌쩍 넘어 85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국가채무비율 역시 43.9%로 상승해 44%를 코앞에 두게 될 전망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의 국가채무 전망도 수정해야 한다. 내년 국가채무 945조원과 국가채무비율 46.7% 모두 상향 조정해야 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 브리핑 당시 "방역·경제 전시 상황에서는 일시적인 채무와 적자를 감내하면서라도 재정에 요구되는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는 게 코로나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선도국가로 다가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기조 아래 정부는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을 통한 4차 추경 편성을 감행할 전망인데, 전문가들은 어쩔 수 없이 추경을 한 번 더 편성하더라도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염명배 충남대 교수는 "자꾸 추경을 통해 재정으로 '땜질식 처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만 어려운 계층 지원을 위해 편성이 불가피하다면 적자국채 발행으로 진 빚을 어떻게 갚을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교수는 "재정이 방파제와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펴고 있으나 거꾸로 재정이 무너지면 오히려 더 큰 화근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재정을 쓰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고 냉철하게 장기적 재정 복원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ar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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