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외교관, 성희롱 맞다”…피해자 금전 보상 권고
국가인권위원회가 뉴질랜드 한국 대사관에서 발생한 외교관 A씨의 성비위와 관련, A씨의 행위가 성희롱이라고 인정하고 A씨가 피해자에게 금전적 보상을 할 것을 권고했다. 또 외교부가 사건 대처 과정에서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지난 2일 외교부와 관계자들에게 보낸 20여쪽 분량의 결정문에서 A씨가 2017년 말 뉴질랜드 근무 시절 현지 직원의 신체를 세 차례 접촉한 데 대해 성희롱으로 결론짓고, 피해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외교부가 사건 초기에 A씨와 피해자 간 분리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고, A씨에게 구두경고를 한 재외공관 인사위원회 구성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미흡한 대처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외교부가 재외공관 성희롱 사건에 대한 조사·처리 절차를 규정한 매뉴얼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이 사건에 대해 외교부가 재조사할 것을 권고하지 않았다. 외교부가 A씨 의혹을 자체 감사를 통해 조사한 뒤 감봉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린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11월 피해자의 진정을 접수한 인권위는 지난달 피해자의 진정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다. 외교부와 A씨는 앞으로 90일 이내 인권위에 이행 조치 계획을 통지해야 한다.
징계 처분 이후 필리핀 공관에서 근무해온 A씨는 지난달 외교부로부터 귀임 명령을 받고 귀국한 상태다. 뉴질랜드 사법당국은 A씨에 대해 아직까지 범죄인도요청 등을 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피해자 측 요청에 따라 사인 간 중재 절차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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