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9일 경기도청에서 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가 강임준 군산시장과 군산시 ‘배달의 명수’ 공공배달앱 기술자문 및 상표 무상사용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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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배달앱 수수료 폭리로부터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공공배달앱을 두고 이재명 경기지사의 호남 공략 1호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는 이 지사는 이 대표의 텃밭인 호남표 확보가 절대 필요한 데 그 첫 단추가 바로 군산 공공배달앱과의 제휴라는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4월 국내 배달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이 배달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기로 하자 이를 독과점의 횡포라면서 공공배달앱 개발을 천명했다.
이 지사가 이슈를 제기하면서 ‘배달의 민족’은 정률제 전환을 포기했지만 경기도는 전북 군산의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와 제휴해 자체 공공배달앱을 개발키로 하고 이달 입점업체 모집에 나섰다. 또 10월 중 화성, 파주, 오산시에서 시범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기도가 군산 배달앱과 손을 잡은 것을 두고 인천 서구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출범시기나 이용 편의성 등 여러 측면에서 서구의 ‘배달서구’가 군산 ‘배달의 명수’에 비해 낫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배달앱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주문자와 판매자의 이용 편의성과 수수료다. 주문자는 앱을 통해 쉽게 주문할 수 있어야 하고 판매자는 주문을 쉽고 빨리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배달서구는 앱 이용과 POS(생산시점정보관리)시스템 연동 등에서 범용성을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공공배달앱은 스마트폰 기종에 따라 이용에 불편이 있지만 배달서구는 그런 단점을 모두 개선했고, 특히 계산대 POS시스템과 스마트폰을 연동시켜 어디서나 주문 접수가 가능토록 했다.
인천 서구 관계자는 “앱으로만 접수가 가능하면 통화 중이거나 배달 중일 때 주문을 놓칠 수 있다”면서 “군산앱은 스마트폰으로만 주문접수가 가능하지만 서구앱은 민간앱처럼 POS로도 주문접수가 가능해 매장에 있든 배달 중이든 주문을 놓칠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수수료는 군산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서구가 3%의 결재수수료를 받는 반면 군산은 군산사랑상품권은 0%, 신용카드는 2.2%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입점ㆍ중개ㆍ마케팅ㆍ결재 등 4단계 수수료를 받는 민간보다 둘 다 압도적으로 싼 수수료다.
하지만 서구는 0% 수수료의 지속가능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서구만 해도 콜센터 운영, 프로그램 설치ㆍ유지ㆍ보수 등에만 올해 1억4,000만원을 쓸 계획이며 이용자가 많아질 수록 이 비용 또한 늘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군산 앱처럼 0%의 수수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익자부담원칙이 아닌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군산은 올해 1억5,000만원 가량의 세금을 투입해야 한다.
서구는 또 군산(올 4월 출범)보다 이른 1월부터 배달서구 시범 운영에 나섰고 입점업체도 군산(1,067개)에 비해 많은 1,482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결재액은 8월 기준 서구 7억1,000만원, 군산은 8억6,000만원이었다. 경기도가 공공앱을 수소문하던 4월 기준으로 앱 입점업체는 서구 400개, 군산 630개였다.
이재현 서구청장은 “서구앱은 이미 압도적 시장 장악력을 발휘하고 있는 민간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만큼 경쟁력을 확보했다”면서 “이재명 지사가 서구앱이 아닌 군산앱과 제휴하는 건 군산이 아무래도 비수도권 때문인 거 아니겠냐”고 뼈 있는 말을 했다.
공공앱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도 “군산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사실상 별개의 앱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기술적 측면에서는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의 한 측근도 “인천서구와 군산 앱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경기도가 군산을 택한 건 지방이 잘돼야 한다는 공정가치 실현의 한 선택이라고 봐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 지사는 최근 오마이뉴스의 대권후보 여론조사에서 이낙연(24,6%) 대표에 근소하게 뒤진 23.3%를 기록했지만 호남에서는 이 대표(41.4%)에 크게 뒤진 26.3%를 기록했다. 앞서 8월말 데일리안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23.3%) 이 지사(23.1%)간 소수점 이하의 경쟁률 차이였지만 호남에서는 39.1% 대 20.1%로 격차가 두드러졌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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