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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샤넬넘버5`처럼…한우도 `넘버9`이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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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여성 고객이 최고급 한우인 1++(9) 상품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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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선물은 한우 '투뿔' 말고 한우 '투뿔넘버나인'으로 준비하세요."

메릴린 먼로의 향수로 유명한 샤넬 No.5가 명품 향수의 대명사가 됐다면 앞으로 명품 한우를 가르는 기준은 'No.9'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최상급 한우의 위치는 투뿔(1++)이 차지해왔다. 1등급 한우 중에서도 플러스(+) 표식을 두 개 획득해 1++로 표기된 한우다. 그러나 지난해 말 '쇠고기 등급제'가 새롭게 시행되면서 명품 한우의 왕좌는 1++(9)으로 표기되는 투뿔넘버나인이 이어받게 됐다.

2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투뿔넘버나인은 쇠고기 도축 물량 중 5~7% 정도만 나올 만큼 희소한 상품으로, 명품 소비심리와 맞물려 올 추석을 앞두고 선물 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쇠고기 등급제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 함께 1992년 한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됐다. 한우 등급은 마블링과 함께 육질의 질감과 색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마블링은 지방 함량과 더불어 지방이 얼마나 고르게 퍼져 있는지도 중요하다.

지방 함량에 따라 1++(17% 이상), 1+(13%), 1(9%), 2(5%), 3(1%)으로 나뉘던 한우 등급은 지난해 말 새롭게 기준이 바뀌었다. 기존 1++ 기준을 지방 함량 17% 이상에서 15.6% 이상으로 낮추는 대신 8·9등급 두 단계였던 1++ 등급을 더 세분화해 7·8·9등급 세 단계로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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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방 함유량 비율을 낮춰 1+ 등급으로 분류돼야 할 물량을 1++ 등급에 포함시킨 이유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에 맞춰 마블링 기준을 조정한다는 취지였다. 또 마블링을 중심으로 한 등급 체계가 소의 장기 사육을 유도하면서 농가 생산비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육 기간이 길어질수록 마블링이 많아진다.

하지만 변경된 개정안에 따라 유통 업체들은 한우 1++ 등급 내에서도 지방 함량에 따라 7·8·9등급으로 표기를 해야 한다. 가격 또한 각 등급 사이에 5~10% 정도 차이가 난다. 예전에는 한우 1++ 등급 구매 때 넘버링을 세부적으로 표기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같은 한우 1등급 투뿔이라도 1++(9)을 고집하는 소비자가 늘기 시작했고 유통 업체들도 추석 선물세트에 이러한 소비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날 프리미엄 추석 선물세트로 투뿔넘버나인 상품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대표 상품은 '어나더 레벨 지리산 순우한 한우 1++ No.9 세트 1호'로 등심 500g×2개, 채끝 500g×2개, 안심·부채살 500g씩 총 6구로 구성된다. 사전예약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59만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의 1++(9) 가격이 100g당 4만원을 넘는다면 롯데마트는 한우 안심이 1만9600원, 한우 등심이 1만7200원으로 절반보다도 낮다.

현대백화점도 최고급 1++(9) 한우에 송로버섯 소금 등을 더한 '넘버나인 프리미엄 세트'를 추석 선물세트로 내놓았다. 한우로만 구성된 기존 선물세트와 달리 송로버섯 소금, 송로버섯 치즈크림소스, 송로버섯 머스터드소스, 검은서양송로 올리브오일 등 한우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고급 그로서리(식료품)를 함께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는 올 추석 선물세트로 한우 1++(8) 이상만 선별한 '피코크 횡성축협한우 1++ 등급 구이 세트 1호·2호'를 선보였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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