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주가 하락이 본격 시작되던 지난 2월 18일부터 코스피가 연저점을 찍은 3월 19일까지 국내 상장기업들의 주가수익률을 살펴 지난달 31일『코로나 19 주가 충격의 영향요인 분석』 보고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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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위원은 "기업 규모 효과를 통제했음에도 외국인 순매도가 클수록 주가수익률이 높았다"면서 "외국인 순매도보다 국내 투자자 순매수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를 개미 투자자의 매수세가 이긴 것이다. 다만 외국인 거래비중이 높은 종목이라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데,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으로 범위를 좁혀 보면 외국인 순매도가 클수록 주가수익률이 낮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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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주가에 어떻게 충격 줬나…세 가지 경로
보고서는 코로나 19 확산이 주식시장에 충격을 준 경로를 세 가지로 나눠 봤다. 첫째는 나라 밖 경제 상황인데, 이동제한·생산중단 조치로 공급을 줄고 수요가 쪼그라들자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엔 타격이 컸다. 글로벌시장 참여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주가도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때 유가는 급락했지만 큰 덕은 못 봤다. 항공·운송업종 등에서 수요 감소가 워낙 커 유가 하락의 이점을 상쇄해버렸기 때문이다.
중국 쪽과는 큰 관련이 없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다른 점이다. 그땐 중국 요인 민감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주가수익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당시엔 경기침체와 주가지수 하락이 중국에서 먼저 시작됐고 중국의 주가지수 하락 폭도 컸는데, 이번엔 중국 주식시장의 지수 하락률이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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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경로는 '패닉 셀링'이다. 위기 국면에선 금이나 달러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주식 같은 위험자산은 털어버리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외국인 보유비중이 높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급격한 투자자금 회수는 충격을 줬다.
마지막은 기업의 자금여건 경로다. 기업은 매출이 줄어들면 현금흐름이 나빠지고 신용도가 위험해져 자금조달 비용이 커진다. 여건이 안 좋은 기업이라면 파산위험을 맞닥뜨릴 수도 있는 것이다. 역시 현금자산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위기국면에서 주가 하락률이 작았다. 시장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거나 충분한 현금을 보유한 기업을 높게 평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주가 하락은 대외경제요인에 대한 민감도, 주식 매도 수요의 증가, 기업의 재무적 여건에 따라 결정되고 있었다"면서 "최근 재확산 기미가 나타나고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고, 주가 회복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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