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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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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는 했는데…스가·기시다·이시바는 야스쿠니 참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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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 유력 포스트 아베들 '야스쿠니 참배관' 주목

스가·기시다는 과거 참배한 적 있어

이시바는 참배 '기피' 확실

뉴시스

[도쿄=AP/뉴시스]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해 10월 1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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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임을 표명한 가운데 '포스트 아베'들이 총리 자리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한국 정책 노선을 엿볼 수 있는 야스쿠니(靖?) 신사 참배 전망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31일 산케이 신문은 유력 포스트 아베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1) 관방장관·이시바 시게루(石破茂·63) 전 자민당 간사장·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3) 자민당 정조회장의 '야스쿠니 참배관'을 분석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 100여년 간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위패가 안치된 곳이다. 강제로 전쟁에 동원됐던 한국인 2만여 명도 합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재직 동안 2013년 12월 26일 단 한 번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바 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게서 강한 비판을 받았다. 미국까지 나서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강경한 일본 보수층은 환영했다.

차기 총리가 국제사회의 눈을 더 신경쓴다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보류하고, 한국 등 주변국에 대해 ‘강경’했던 아베 정권보다 완화된 노선을 채택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우익 세력의 지지율 획득을 위해서 야스쿠니 참배를 단행할 경우 한국 등 주변국에 대해서도 강경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참배한 적 있는 스가

스가 관방장관은 2013년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당시 "참배 취지를 끈기 있게 설명하면 이해 받을 수 있다"며 야스쿠니의 의의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다. 2017년 4월 21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당시 총무상이 참배했을 때에도 "외교에 영향은 전혀 없다. 외교 문제로 하는(만드는) 쪽이 이상하다"고 참배를 옹호하기도 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2014년 2월 20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관방장관이 되기 전에는 야스쿠니 참배를 했다"고 밝혔다. 2011년 8월 15일 패전일 그는 블로그에 "고귀한 생명을 잃은 분들의 희생 위에 구축된 지금, 평화가 풍부한 일본을 다음 세대로 계승하는 것이 우리들에게 내려진 사명이라고 재확인했다. 마음을 새롭게 했다"고 적기도 했다.

다만, 신문은 스가 관방장관의 참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관방장관 재임 기간에도 참배한 적이 없으니 총리 자리에 오르면 더욱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립'인 기시다

'중립적' 기시다 정조회장은 더욱 참배 가능성이 낮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당시 외무상이었던 기시다 정조회장은 "국가를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분들에 대해 존경과 숭배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고 이해를 보였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정치 문제화, 외교문제화 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2006년 8월 15일 야스쿠니를 참배하자 같은 달 25일 히로시마(?島) TV에 출연해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여부는 일정도 포함해 참배의 모습, 그리고 환경 정비 등 더욱 정중한 배려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으로 참배한 적 있다. 2014년 4월 22일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 참석해 각료일 때는 참배한 적 없으나 "국회의원으로서 참배한 일은 있다"고 답했다.

게다가 그는 2012년 일본유족회장을 지낸 고가 마코토(古賀誠)를 계승해 파벌 고치카이(宏池?·기시다파)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일본유족회는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요구하는 입장이다. 현재 유족회 회장인 미즈오치 도시에이(水落敏?) 참의원 의원도 고치카이 소속이다.

무엇보다 고치카이 소속 역대 총리들도 야스쿠니에 참배해왔다고 산케이는 주목했다. 우익 성향인 산케이는 "전례를 감안하면 주저할 필요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촉구했다.

▲야스쿠니 참배 '기피' 확실 이시바

이시바 전 간사장은 "확신적으로 야스쿠니 참배를 기피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2013년 8월 2일 자신의 블로그에 "야스쿠니 신사를 건립할 때 일본 정부의 국민에 대한 약속은 '어떤 사람이라도 전쟁에서 산화(散華)한 사람은 야스쿠니 신사에 모셔진다', '일왕이 반드시 친히 참배한다'라는 두 가지가 있었다. 제1 약속은 대체로 이뤄졌으나 제 2에 대해서는 이른바 A급 전범이 합사된 이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가 우리 정치가의 본질적인 사명이다. 참배할지 말지는 정치가 개인 개인의 판단에 맡기고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케이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총리의 참배보다도 일왕이 친히 참배하는 일의 실현을 우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 30년 3개월 만에 퇴임한 아키히토(明仁) 상왕은 재임 기간 중 단 한 번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바 없다. 당시 일본 우익들의 반발을 샀다. 현재 나루히토(德仁) 일왕도 아직 야스쿠니에 참배하지 않았다.

특히 그는 2017년 5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젊을 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참배했다"면서 "야스쿠니 신사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가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신문은 입장과 상황이 바뀌면 이시바 전 간사장도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대응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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