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제시한 9월15일까지 매각협상 마무리 불투명
중국 정부가 틱톡이 활용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수출 제한 기술에 새로 포함시켜, 미국 기업의 틱톡 인수 협상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틱톡 로고가 미국과 중국 국기 사이에 배치되어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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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의 틱톡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중국 상무부가 지난 주말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12년만에 개정하면서 음성·문자 인식 처리, 사용자에 맞춘 콘텐츠 추천, 빅데이터 수집 등 인공지능(AI) 분야 기술을 제한 목록에 추가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틱톡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는 협상에 개입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추이판 교수는 중국 국영 <신화> 통신과 인터뷰에서 “바이트댄스가 관련 기술을 수출할 경우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30일 밤 성명을 내어 “회사는 상무부가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수정해 발표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화인민공화국 기술 수출입 관리 조례’와 ‘중국 수출 제한 기술 목록’을 엄격하게 준수해 기술 수출에 관한 업무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짧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인 틱톡이 비장의 무기로 활용하는 기술은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도록 묶어두는 추천 엔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엔진은 사용자들의 이용 행태를 분석해 새로운 동영상을 추천하는 ‘당신을 위한 페이지’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 틱톡 인수전에는 유통업체 월마트와 제휴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진영과 오라클 진영이 참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의 미국내 사용 금지를 공언한 가운데 바이트댄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밀 협상 사실이 8월 초 공개된 이후 오라클이 새롭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미 정부는 틱톡의 매각 협상 시한을 9월15일로 정하고, 이 시한을 넘길 경우 틱톡 관련 모든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한 바 있다. 중국 기업이 정부로부터 기술 수출의 사전 승인을 받는 데 최대 30일이 걸릴 것으로 알려져, 매각 협상이 시한 안에 마무리되더라도 중국 정부의 승인이 완료될 때까지는 최종 타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이번주 초에 매각 합의 초안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협상이 무난하게 진행되더라도 최종 타결이 늦춰지는 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결국, 틱톡 매각 협상은 매각 조건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정부의 막판 힘겨루기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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