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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불 꺼진 24시간 식당, 커피 못 마시는 카페…자영업자만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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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가맹점주 자영업자, 사실상 피해 크지만 대책 없어"

식당·술집 "코로나19 확산 막아야 방역 지침 따를 것…매출 타격은 막막해"

아시아경제

개봉역에 위치한 배스킨라빈스 매장. 매장에는 밤 9시 이후 포장 및 배달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선애 기자 l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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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죄송합니다. 오늘은 12시까지만 영업합니다." 29일 밤 11시경, 종로의 한 24시간 순대국 가게. 4인석 기준 테이블 총 20여개 중 4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었고, 자정이 되기 전 이들은 모두 가게를 떠났다. 가게 사장 이모씨는 "보통 새벽 2~3시에 가게 문을 닫는데, 30일부터 오후 9시에 문을 닫아야 하니 자정에 영업을 끝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방역 지침 등을 잘 지킬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임대료 등을 어떻게 감당해야할지 솔직히 너무 막막하다"면서 울먹였다.


30일부터 9월6일까지 수도권의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매장 내에서의 음료와 음식 섭취가 금지된다. 이 시간대에는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다수의 사람이 모여 장시간 머무는 프랜차이즈형 커피, 음료 전문점은 시간에 관계없이 매장 내에서의 음식과 음료 섭취가 금지된다. 포장해서 가져가거나 배달만 가능하다. 정부의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방안'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식당, 카페의 운영 집중 제한이 골자로 수도권 주민들의 이용을 최소화해 감염의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게 목적이다.


외식 자영업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로의 한 주점 사장 김모씨는 "평소에 주말 밤에는 매장에 빈 테이블은 없는데,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50%도 채워지지 않았다"면서 "최근에 수도권 내 확진자가 많이 나올수록 고작 2~3테이블만 손님을 받을 수 있었는데, 당분간 밤·새벽 영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배달 서비스 등을 검토해야 하지만 솔직히 매출이 나오지는 않는다"면서 "당분간 문을 닫는 게 오히려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24시간 해장국 사장 이모씨는 "매출 감소는 막막하지만 경제 타격보다는 국민의 안전이 우선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방역 지침을 잘 따를 것"이라면서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고 자정 영업을 하는 곳이 없었으면 좋겠고, 모두 다 잘 지켜서 빨리 이겨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선 강화된 방역조치 시행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매출 감소를 우려하며 사실상 셧다운 조치와 다름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본사보다 가맹점의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주는 외식 자영업자"라면서 "프랜차이즈 본사나 기업의 타격도 있겠지만 가맹점을 운영하는 가맹점주의 타격이 가장 우려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점주들에게 잘 지시해 방역 지침을 따르겠다"면서 "매출 감소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는 배달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보전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중 배달 서비스를 하는 곳은 커피빈, 할리스, 엔제리너스 등이다. 커피빈은 전체 290개 매장 중 171개에서 딜리버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할리스 역시 배민 라이더스를 통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는 코로나19 시대를 견디기 위해 배달 서비스에 뛰어드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경우 해당 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지거나 사업주나 이용자에 대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 입원치료비뿐 아니라 방역비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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