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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정부 VS 의료계 첨예한 대립

"의대 정원 확대" 칼럼 썼던 서울대병원장, 이젠 "정부 정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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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정부의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과거 언론 기고를 통해 의사 증원 및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해 온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정부 정책의 핵심은 의대 정원 확대다.

김 병원장은 27일 서울대병원 교직원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병원을 대표해 현재 추진 중인 정부의 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해달라고 정부에 여러 차례 건의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단체 행동이 얼마나 간절한지 알고 있다"며 "정부가 공표하고 있는 전공의와 학생 드에 대한 처벌과 불이익에 끝까지 반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병원장의 이같은 입장은 정부와 의사단체가 강대강으로 치닫는 와중에 의사단체의 ‘정책 완전 철회’ 요구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정부가 지난 22일 의사단체의 집단 반발로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유보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25일 재차 협의안을 내놨으나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김 병원장은 과거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해 온 인물이다. 김 병원장은 지난해 12월 21일 <매일경제>의 오피니언면 ‘매경춘추’ 코너에 "의대정원 확대"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현재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을 추진하는 정부의 논리와 맞닿아 있다.

프레시안

▲2019년 12월 21일자 매일경제신문 '매경춘추'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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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칼럼에서 김 병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인구당 의사 수는 1000명당 2.4명으로 우리나라가 꼴찌다. 그러나 환자가 의사를 만나는 횟수는 인구 1인당 17회로 OECD 평균의 두 배 이상 압도적으로 많다"며 "고령화에 따라 진료 요구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병원장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30년에는 의사 7600명이 부족하다고 한다. 당장 내년에만 18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의대 정원은 2007년부터 12년째 3058명으로 동결이다"라며 "최근에는 수도권 대형병원마저도 의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수도권에 있는 중소병원 인력난은 단지 중소병원장만의 호소가 아니다. 적정 의료를 제공해야 할 의료협력체계 붕괴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법과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그간 대학병원에서 무리하며 진료를 해왔던 전공의들에게 더 이상 희생을 바랄 수 없다. 대체인력에 일부 의료 행위를 맡기는 것도 국민이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당장 의사를 늘리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적정 진료를 위한 의사 수를 추계하고 부족한 분야에 먼저 배정해 의사를 더 양성해야 한다. 최근 열린 국립대병원장 회의에서는 일정 기간 의대 정원 확대를 교육부에 건의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프레시안

▲전국의사 2차 총파업을 하루 앞둔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오른쪽)이 전임의들의 피켓 시위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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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와 면담 자리에서도 의사 증원 필요성을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병원장은 또 서울대병원 노동자와 면담에서도 줄곧 의사 증원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에 따르면 김 병원장은 지난 5월까지도 노사 대표자 면담이나 노사협의회 등 노사가 진행한 공식 회의체에서 의대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태엽 서울대병원분회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김 병원장은 노사 대표자 면담 등 많은 공식 석상에서 의대 정원 확충을 이야기해왔다"며 "전날의 서신은 그동안의 입장을 뒤집었을 뿐 아니라 의사들의 근무 이탈을 독려해 공공의료 체계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병원장의 입장은 공공의료를 지향하는 이들에게는 크나큰 의미"라며 "서울대병원은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상징인데 김 병원장의 이러한 행보는 매우 실망스럽다. 병원장으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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