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를 판매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투자원금 100%를 배상키로 했다. 판매사가 펀드 부실과 그로 인한 분쟁의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 사상 첫 사례다. 금융권에선 부실펀드 처리 과정에서 ‘나쁜 선례’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장 라임자산운용의 다른 펀드들과 옵티머스 펀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아름드리자산운용 펀드, 디스커버리펀드, 팝펀딩펀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등 부실 사모펀드들이 금감원의 분쟁조정을 기다리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판매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등 13개 사모펀드 환매중단액은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이번 주부터 사모펀드 1만개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사들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이면서 앞으로의 분쟁에 금융권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어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부실펀드에 약 4742억원이 물렸다. 펀드별 환매중단 현황을 보면 △라임 계열 펀드 3577억원 △젠투파트너스 펀드 902억원 △DLS 223억원 △교보로얄클래스 펀드 40억원 등이다.
신한은행도 약 3940억원어치 펀드가 환매중단 됐다. 펀드별로 △라임 펀드 2713억원(50% 선지급) △디스커버리 US부동산선순위 펀드 651억원(일부자금 회수중) △아름드리 무역금융펀드 470억원 △교보로얄클래스 펀드 106억원 등이다.
하나은행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1500억원 △라임 펀드 871억원 △DLS 516억원 △젠투파트너스 펀드 427억원 △디스커버리 펀드 241억원 등 약 3555억원어치 펀드가 환매중단 됐다.
IBK기업은행도 1230억원이 묶여 있다. △디스커버리 펀드 914억원 △라임 펀드 316억원 등이다. 지방은행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각각 527억원, 276억원의 라임 펀드가 환매 중단됐다.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 명분 아래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묻고 있다. 이후 판매사들로 하여금 운용사 과실 여부를 따져 구상권을 청구하라는 식이다.
은행들은 투자자들에게 피해액의 상당액을 돌려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당국 관리 책임론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일 뿐이라며 금감원에 불만을 쏟아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사에도 책임이 있지만 100%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은행에서 판매한 부실 사모펀드 피해액이 1조원대인데 무역금융펀드 사례처럼 손실액을 은행에 떠넘길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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