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이낙연 의원(오른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도청 접견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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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돈을 줘서 소비하러 많이 다닌다면 코로나는 또 어떻게 될까."(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선별지급은 본질적으로 부자를 위한 주장이다. 미래통합당이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이재명 경기지사)
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1, 2위를 다투는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급방식을 두고 선별지급과 보편지급으로 갈리며 정반대 논리를 펼치면서다.
이낙연 의원은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 사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경제적 대처가 달라질 수 있다”며 재난지원금 논의보다 방역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재난지원금을 썼는데 사태가 더 악화하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재난지원금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태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상 돈을 줘서 소비하러 많이 다닌다면 코로나는 또 어떻게 될까. 그런 걱정도 당연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차 재난지원금 상황과 비교하면서 ‘곳간 지키기’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올봄에는 기존 예산 범위 내에서 씀씀이를 바꿔 여기저기서 뽑아내서 재난지원금을 준 것이다. 지금은 완전히 바닥났다”며 “빚을 낼 수밖에 없는 그런 상태이기 때문에 곳간 지키기도 훨씬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추경에 대해서도 “또 빚을 내서 추경한다는 것이 지금 적절한지, 이번 한 번으로 끝날 수 있을 것인지 확실히 아는 사람이 없다. 조금 더 지켜보고 판단하자는 정부 입장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일부 지급과 전국민 지급 중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사회자 질문에는 “지금은 그런 논란에 빠질 때는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이 의원은 지난 24일 입장문을 통해 “어려운 분들을 더 두텁게 돕는 차등지원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신속하게 지급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세금을 납부하는 사람과 혜택 보는 사람이 분리되면 세금 내는 사람이 화가 나게 돼 있다”며 “부자들 입장에서 내심 혜택도 못 보는데 왜 자꾸 세금만 내야 하나 하는 조세 저항이 생기게 된다. 미래통합당이 이 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반 딱 나눠서 너는 가난한 사람이라고 딱지 붙여 돈을 받게 되면, 소위 낙인 효과로 서러울 것이다. 못 받는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고 제외되니 화가 나고 결국 (국민이) 반반으로 나눠서 갈등하게 된다”고 말했다.
재정여력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 이 지사는 “국민 1인당 30만원씩 줘도 0. 8%에 불과한데 그거 늘어난다고 무슨 나라가 망하겠느냐”라며 “국가가 이 재정여력이 충분한 상태에서 돈 아끼자, 이러면서 지금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는 게 진짜 문제”라고 반박했다.
1차 재난지원금 당시 둘의 입장은 일치했다. 이 의원은 4월 6일 TV토론회에서 “국민 한분 한분이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외면당하지 않도록 꼼꼼히 챙기고 미흡하면 3차 추경 때라도 반영해 지원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 역시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을 소득 하위 70%로 한정하려고 하자 “청와대가 나서서 100%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1차 때는 총선 직전이지 않았나. 예외 없는 전국민 지급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었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당권 주자인 이 의원은 신중론과 현실론을 펼치는 것이고, 기본소득론자인 이 지사는 보편성을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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