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는 일반 외국인주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확정하고 이달 초 인권위에 회신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재정 여건, 시군 조례 개정, 추경 편성 등 여러상황을 종합했을 때 경기도내 일반 외국인에게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은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인권위에 지난 7일경 '(권고사항은)현재로서는 힘들지만 장기적으로는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사항'이라고 (답변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기도내 외국인 60만명 중 결혼이민자, 영주권자 등 10만명에게는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지만 나머지 50만명까지 지급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지난 3월부터 경기도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고 6월부터는 지급대상에 결혼이민자, 영주권자도 포함했다. 그러나 일반 등록 외국인에게는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지난 5월 전원위원회를 열고 서울시와 경기도에 대해 "지자체 재난긴급지원금 정책에서 외국인주민을 배제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라고 결론짓고 지난 6월 두 지자체에 대책 개선을 권고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고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이를 위한 예산 330억원 가량을 편성했지만 경기도는 권고를 따르지 않을 방침이다.
서울시와 경기도의 재난지원금은 그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선상에서 평가할 수는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시의 경우 재난긴급생활비를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30만~50만원씩 지급했고, 경기도는 도내 주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했다. 외국인 지급에 따른 소요예산도 서울시는 330억원, 경기도는 500억원으로 추산되는 상황이었다.
이 지사는 외국인에 대한 재난기본소득 지급 권고는 거부했지만 최근 정부에 전 국민에게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재난지원금은 국민세금으로 충당하는데 더 많은 세금을 냈거나 내야할 사람들을 경제정책 집행에서 배제해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이 선별지원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오는 31일부터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를 외국인 주민에게도 지급한다. 서울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31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온라인상에서 '서울시 외국인 주민 재난긴급생활비 지원'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지원은 코로나19로 내국인과 마찬가지의 고충을 겪고 있는 외국인주민에게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인한 평등권 침해'가 없도록 재난 긴급생활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인권위의 권고를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7일 기준 서울시에 외국인 등록(거소신고)을 한 지 90일이 넘고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취업·영리활동이 가능한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 주민이 신청 대상이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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