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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케플러 미확인 자료서 행성 50개 확인…인공지능 첫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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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신호 가려내는 기계학습 알고리즘 구축 "쉽고, 빠르게 확인"

연합뉴스

케플러 우주망원경과 외계행성 상상도
[NASA Ames/ W Stenze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주에는 별만큼 많은 행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1990년대 초 첫 외계행성이 확인된 이후 지금까지 공식 확인된 것은 아직 4천여개에 불과하다.

퇴역한 케플러 우주망원경이나 한창 활동 중인 '행성 사냐꾼' 테스(TESS) 등이 방대한 관측 자료를 쏟아냈지만 이를 토대로 진짜 행성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을 통해 행성 50개를 확인해내는 첫 성과가 나와 외계행성 탐사에 전기가 될지 관심을 받고 있다.

영국 워릭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물리학과와 컴퓨터과학과, 앨런 튜링 연구소 등의 연구진은 외계행성 관측 자료에서 가짜 신호를 가려내고 진짜 행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구축해 외계행성을 찾아낸 결과를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 발표했다.

대부분의 외계행성은 항성 앞을 지날 때 망원경에 포착된 별빛의 감소를 통해 존재를 확인하는데, 두 개의 별이 서로 도는 쌍성이거나 배경에 있는 다른 천체가 개입할 때 또는 카메라 오류 등이 행성처럼 관측될 수 있다.

진짜 행성을 확인하려면 방대한 관측자료에서 이런 가짜 신호를 가려내는 것이 필요한데, 연구팀은 케플러 망원경 관측 자료에서 진짜 행성으로 확인된 것과 가짜 신호로 판명된 것을 기계학습 시킨 뒤 이를 미확인 행성후보 자료에 적용해 50개의 행성을 새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가짜 신호일 가능성이 1% 미만일 때만 진짜 행성으로 분류했다.

이 행성들은 지구보다 작은 것에서 해왕성 크기에 이르는 천체로,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200일 주기로 항성을 돌고있다.

이 행성들은 진짜 행성 반열에 올라 천문학자들이 망원경으로 추가 관측에 나설 수 있다. 외계행성은 지구와 같은 생명체 존재 여부를 넘어 하나하나가 행성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단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구팀은 진짜 행성인지를 가려내는데 AI가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행성 후보들을 놓고 진짜 행성일 가능성이 높은 순위를 매기는데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적용된 적은 있지만 통계적 가능성을 토대로 실제 행성인지 확인한 것은 첫 사례라는 것이다.

워릭대학 물리학과의 데이비드 암스트롱 박사는 "우리가 개발한 알고리즘은 50개의 행성후보를 행성 확인의 문턱을 넘어 실제 행성으로 올려놓았다"면서 "테스나 앞으로 발사될 유럽우주국의 외계행성 탐사선 플라토(PLATO)가 쏟아낼 방대한 관측 자료에 이 기술이 적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알고리즘을 훈련하는데 아직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지만 일단 완성되면 훨씬 쉽고 빠르게 외계행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더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는 이것과 같은 빠르고 자동화된 시스템은 행성 확인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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