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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달렸다" 테슬라도 아마존도 돈 쏟는 'AI반도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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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편집자주] AI(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전쟁이 시작됐다. 모든 기기와 사물에 AI가 탑재되는 'AI 퍼스트' 시대를 맞아 글로벌 IT공룡들이 AI 반도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정부도 향후 10년간 1조원을 AI 반도체 R&D(연구개발)에 투입하기로 했다.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을 바뀔 때 집중 투자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할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세계 각국이 AI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

[MT리포트]AI반도체 강국 만들자 (下)


테슬라도 아마존도 "반도체 만든다" 눈에 불 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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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가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 시가총액 2위에 오르자 전세계 IT 업계가 술렁였다. 1분기 매출만 따지면 삼성전자의 15분의 1에 불과한 기업이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기업가치가 2배 넘게 상승하며 인텔에 이어 삼성전자마저 제쳤다. 주력품목인 GPU(그래픽프로세서유닛)가 AI(인공지능) 연산에 강점을 보이면서 데이터센터용 수요가 폭증했고 자율주행차 등 AI 반도체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시장이 먼저 반응한 것이다. 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인간의 뇌 모방 NPU에 4차혁명 주도권 달렸다

AI 반도체 개발 경쟁이 뜨거운 건 글로벌 IT 시장의 판도마저 뒤집을 수 있는 높은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GPU 시장의 최강자인 엔비디아가 AI 시대 수혜기업이라 볼 수 있다. GPU는 애초 PC 게임의 복잡한 그래픽 처리를 위해 개발됐는데, 여러 명령을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구조 덕분에 AI 알고리즘 처리에 유리했고 AI 서비스를 강화하는 글로벌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에 널리 쓰이게 됐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과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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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반도체 분야에서는 퀄컴이 강세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 865에 NPU를 고도화하면서 전세계 시장의 40%를 점하고 있다. 스마트폰 자체에서 각종 AI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에 부응하는 것이다. ‘PC 반도체 제왕’인 인텔의 경우 독자적인 AI 반도체 개발에 잇따라 실패하자 인수합병(M&A) 전략으로 돌아섰다. 2017년 153억 달러에 이스라엘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빌아이를 인수한데이어 지난해 말에는 이스라엘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하바나랩스를 20억 달러에 인수했다.

삼성전자도 5년 전부터 AI 반도체 기술 확보에 뛰어든 상태다. 세계적 석학들과 협업해 선행연구를 해왔고 2016년에는 AI 반도체 전담조직을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자체 NPU 기술을 개발해 ‘엑시노스 9820’ AP에 탑재했다. 엑시노스 시리즈의 NPU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20 등 스마트폰에 탑재돼 사진과 음성, 영상의 AI 처리에 활용된다. 애플도 자체 개발한 A11 바이오닉 AI프로세서로 음성인식 플랫폼 시리와 안면인증 기술인 페이스ID를 선보인 바 있다.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도 전담팀 구성...사업영역 초월해 선점경쟁

반도체 기업 뿐 아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바이두 등 인터넷 기업들도 자체 데이터센터나 자율주행 기술에 활용할 AI칩을 독자 개발하고 있다. 구글은 2016년 TPU(텐서프로세싱유닛) 이라는 NPU 모델을 선보인데 이어 2018년 3세대 제품까지 내놓으며 AI 플랫폼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의 역시 지난해 자체 반도체 팀을 조직, AI반도체인 FSD칩을 개발하고 자율주행 차량 신모델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AI반도체 경쟁이 가히 사업영역을 초월해 전방위적으로 불 붙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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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직접개발한 AI칩이 탑재되는 테슬라모델3 / 사진제공=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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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AI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향후 모든 IT 서비스와 스마트기기에 AI 반도체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 외부기업의 칩셋과 솔루션에 의존할 경우 자사 서비스경쟁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게다가 AI 반도체의 핵심인 NPU의 경우 새로운 기술 분야여서 비반도체 업체들도 충분히 자체 투자나 인수합병을 통해 개발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반도체 전문 설계업체가 만든 칩에서 벗어나 자사 AI 기술을 활용하거나 서비스 특성에 맞춘 AI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은 전문업체에 의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반도체의 밸류체인이 급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훈 기자


"AI반도체에 주도권 달려…우리도 안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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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제 IITP 디바이스 반도체담당 PM/사진=II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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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산업의 주도권이 달려 있습니다. 구글이나 테슬라, 아마존이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든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오윤제 디바이스 반도체 담당 프로그램매니저는 AI 반도체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산학연 역량을 잘 모으면 AI 반도체 분야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오 PM은 삼성전자에서 20년가량 근무한 디바이스 전문가로 정부의 AI반도체 연구개발 기획을 맡고 있다.

▷ 글로벌 AI 반도체의 활용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AI반도체 핵심인 NPU(신경망처리장치)는 아직 전세계적으로 초기 단계라 볼 수 있다. 현재 각종 서버에서 AI 연산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GPU(그래픽프로세서 유닛)다. 애초 그래픽 처리용으로 개발된 것인데 AI 연산과 유사해 발열이나 전력소모가 심하지만 사용하는 것이다. NPU도 서버용이나 모바일 AP에 적용되는 단계인데 점차 엣지(Edge, 중앙서버가 아닌 주변에서 데이터를 처리해 부하를 분산시키는 기술) 즉 사물인터넷(IoT)이나 가전, 자동차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결국 소비자 기기나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에 NPU가 적용돼야 진정한 AI가 구현되는 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

▷ 그렇다면 우리는 늦은 것인가.

다행스럽게 2, 3년전부터 NPU 개발을 준비했던 스타트업과 연구기관들이 있고 국가 AI 반도체 연구 개발에 다수 참여했다.특히 서버와 엣지용 NPU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경쟁력이 높다. 퓨리오사AI의 경우 글로벌한 AI반도체 벤차마크테스트에서 검증을 거쳤다. 또 엣지분야의 오픈엣지나 딥엑스 같은 스타트업들도 IBM과 애플 등에서 NPU를 개발하던 전문가들이 만든 곳이다. 여기에 서울대와 카이스트, ETRI 같은 산학연을 모여 사업이 시작됐다. 전체적으로 글로벌 기업에 비해 뒤지곤 있지만 조만간 탄력을 받을 것이다. 칩 외에 SW(소프트웨어) 역량도 중요하다. 가령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NPU가 탑재되는데 칩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스마트폰 회사가 이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개발환경 즉 SW개발 툴이 중요하다.

▷글로벌 IT기업들이 자체 AI반도체를 개발하는데 근본 이유가 뭔가.

수요 기업 쪽에서는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자동차 분야 AI반도체는 인텔에 흡수된 모빌아이나 엔비디아 등이 있었는데 사실상 개별 칩 비즈니스라기 보다는 거의 패키지 솔루션 공급형태다. AI 반도체 패키지가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한다. 결국 반도체 기업에 의존하면 경쟁력을 빼앗기는 셈이다. 요즘은 디자인하우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가 워낙 발달해 자체 반도체 코어 개발능력을 확보하면 주변의 각종 반도체 관련 IP(지재권)는 디자인하우스나 삼성전자, TSMC 같은 파운드리에서 지원을 받고 백엔드 업체에서 패키징하면 된다.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도 마찬가지다. AI 기반의 서비스를 확대하려면 결국 저전력 고성능으로 AI에 최적화된 NPU를 보유해야 하는데 자체로 코어개발 능력이 있다면 이를 외부에 의존할 이유가 없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구글과 엔비디아의 NPU 성능이 가장 좋은데 일찍 뛰어든 구글의 영향력이 크다. 구글은 ‘텐서플로’라는 AI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있다. AI 개발사의 90%가 이를 사용하는데 더 적은 연산으로 정확도를 높이는 최신 알고리즘을 텐서플로가 지원한다.

▷우리가 앞서갈 여지는 없나.

D램은 우리가 70% 시장 점유율 보유하고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3%밖에 안된다. 삼성이 CIS(COMS 이미지센서)나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개발했지만 아직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진않다. 우리가 패스트팔로우(Fast follow, 빠른 추격자)해야하는 입장인데 그렇다고 강점이 없지는 않다. 가령 현재 추진 중인 PIM(프로세싱인메모리) 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차세대 메모리와 AI반도체의 NPU를 통합하는 것이다. NPU는 연산을 위해 메모리반도체와 데이터를 빈번하게 주고받는 과정에서 전력소모가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NPU 주변에 메모리에 자주쓰는 연산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전력소모를 줄이고 성능을 높이는 게 PIM의 개념이다. 2000년대 초부터 나온 개념인데 사장됐다가 AI시대를 맞아 다시 부각되고있다. 메모리 강자인 우리가 선제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다.

조성훈 기자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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