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방역위,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격론 끝에 결론 못내
21일 서울 전역에서 열리는 10인 이상 집회가 모두 금지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도심내 집회금지를 알리는 팻말이 서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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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25일 저녁 생활방역위원회를 열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문제를 논의했지만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생활방역위원회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일상과 방역의 조화를 이루는 생활 속 거리두기 방안을 논의하는 위원회로, 지난 4월 출범했다. 방역·의료 분야 전문가,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 시민사회 대표, 정부 위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강립 차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등 정부 위원 3명과 민간 전문가 13명이 참석했다. 찬반 의견이 반반 정도 갈렸다고 한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민의 경각심을 올리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조속히 올려서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게 당장은 국민 생활을 어렵게 하지만 길게 보면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가을에 최악의 상황이 생기는 것을 가정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른 위원은 "3단계로 올리더라도, 2주 이상 가서는 안 된다. 단기간에만 써야 한다.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수도권에만 3단계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반면 서울대 보건대학원 권순만 교수는 반대했다. 권 교수는 "방역이 우선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방역 잘해서 감염자수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 경제가 겨우 일어설까 말까 하는 상황"이라며 "(3단계로 올리면)경계선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다시 못 일어설 수 있을 단계까지 와 있다. 이분들은 벼랑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제4차 생활방역위원회 회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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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수는 "한국 경제구조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비해 중소 자영업자가 많게 돼 있다. 락다운(봉쇄) 3단계로 올리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이다. 그런 극단의 경제적 상황으로 가면 가장들은 죽고 싶을 정도의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지금 3단계 올려도 실효성이 없을 것 같다. 경찰을 다 동원해서 막을 수 있을까. 차라리 외출 금지가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는 "현상 유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위원은 "현재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할 능력이 되기 때문에 굳이 올릴 필요가 없다. 다만 의사 파업이 변수이긴 하다"고 말했다. 어떤 위원은 "채용시험은 마스크를 쓰고 조용히 시험만 보고 가는데, 이런 걸 금지해야 하느냐. 시험을 봐서 취직하고 활동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고 한다.
공동위원장인 이윤성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생활방역위원회는 의결기구가 아니라 자문기구이다. 오늘 결론을 내는 자리가 아니었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3단계로 올리면 국민 생활 제약이 너무 심하다. 2단계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도 아직 모르는데 3단계로 갈 수 없지 않으냐고 격상을 반대한 위원도 있었다. 반면 3단계로 가더라도 모든 기준을 일률적으로 다 올릴 필요가 없고, 제주나 강원에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김동현 교수는 "찬반 의견이 맞섰지만 국민의 경각심이 느슨해진 것 같으니 정부가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거의 의견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신성식·백민정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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