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 도출 두고 세부협의 필요해 의협-복지부 협의키로
정세균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을 만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앞서 의협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최정동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무총리실은 이날 정 총리와 최대집 의협 회장의 간담회가 끝난 뒤 “정부와 의협은 현 코로나19 위기상황 극복과 상호 허심탄회한 대화의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했다”며 “조속한 진료현장 정상화를 목표로 복지부·의협 간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무협의에 즉시 착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의협도 이날 회동 뒤 곧바로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총리실 발표와 일부 차이가 보였다. 의협은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면서도 “동시에 여전한 입장의 차이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26일부터 예정된 총파업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 총리와 최 회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오후 2시부터 1시간 10분간 대화했다. 의협 측에선 방상혁 상근부회장, 김대하 홍보이사, 박지현 정책이사가 참여했고, 정부 측에선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이 나왔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주먹을 맞대고 있다. 앞서 의협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강정현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 회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전화통화에서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등의 정책을 일단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중단하는 데 동의했다”며 “다만 이후 논의를 어떻게 해나갈지 관련해 합의문 도출을 두고 세부적인 협의가 필요해 양측 실무진이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와 의협 실무진은 이날 늦은 오후부터 후속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최 회장은 파업 철회를 위해선 “정부가 정책을 철회하거나 중단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을 철회할 수 없다면 일단 추진을 멈추고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의료계와 복지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한 뒤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자는 게 의협 측의 요구다.
최 회장은 “정책 철회와 관련해선 정 총리가 ‘어렵다’고 완곡하게 말씀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젊은 의사(전공의)의 파업과 의대생 국시 거부 등 긴급한 문제를 해소하려면 정부의 진정성만 갖고는 어렵기 때문에 양측 합의가 담긴 정확한 내용물이 필요하다고 전달했다”며 “합의문을 쓸 수 없다면 이에 준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용어를 찾아 문구를 확정 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등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단 면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의협은 정책을 철회하라고 했지만, 정부는 의협의 입장을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다만 “정부는 충분히 대화하고 개선할 의지가 있다. 복지부와 의협이 만나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데는 합의했다”고 말했다.
━
전공의 이어 전임의까지 파업 가세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접견실에서 파업에 들어간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단과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전공의 파업이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이날부터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 등 일부 병원에선 전공의의 빈자리를 메우던 임상강사 등 전임의(펠로)가 순차 파업에 들어가면서 의료현장의 혼란은 계속됐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혈의 집 대학로센터에서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서울대학교병원 전임의들이 헌혈 릴레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삼성서울병원은 전임의 266명 중 6%인 16명이 연차를 신청했다. 환자들의 크고 작은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한 위암 환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위암 판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에 다니고 있다”며 “병원 측이 파업 때문에 수술이 밀릴 것 같다며 빨리 수술을 하고 싶다면 2차 병원을 찾아보라고 해서 고민”이라고 글을 올렸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전임의의 파업 참여가 24~26일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전임의는 입원·응급·중환자실의 핵심인력이라 파업에 참여하는 전임의가 많아질수록 진료와 수술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