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안에 반대하는 전공의 집단 휴진을 하루 앞둔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들 사이를 지나가고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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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전국의 전공의들이 지난 21일부터 순차적으로 집단휴진에 돌입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COVID-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의료계가 파업을 강행하면서 의료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정책 철회를 결정하지 않는 한 집단휴진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의협이 요구하는 '정책 철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의료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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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휴진 첫날, 당장 의료공백은 없었지만…불안한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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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무기한 파업에 나선 첫날인 지난 21일, 서울 시내 상급종합병원 몇 곳을 둘러봤지만 당장 의료 공백을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오전 9시쯤 찾은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선 내원해 대기표를 출력한 지 3분만에 순번이 찾아왔다. 병원 관계자는 "내원하는 환자 분들의 숫자는 평소와 별 차이 없다"고 말했다.
배우자와 함께 병원을 찾은 이모씨(75)는 "남편이 신경질환이 심해 3년째 병원을 다닌다"면서 "병원에서 오라고 하는 날 찾아왔기에 (파업에 따라) 진료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의 총 의사 인력은 1500명이다. 그 중 전공의는 약 380명이다. 세브란스 병원 관계자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아직 정상 운영 중이다"면서 "금요일은 수술이 적은 편인데다가 각 과별로 수술 일정도 사전조정을 한 상태라 큰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흑석동에 있는 중앙대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진료 예약을 축소하지 않았고 응급실을 비롯해 모든 과가 정상 운영됐다. 병원 안에서 근무하는 청소근로자들은 이날부터 전공의들이 순차 휴진에 돌입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은 불안함을 내비쳤다. 혈압약을 받기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혼자 중앙대 병원을 찾는다는 70대 김모씨는 "전공의 휴진 소식을 뉴스에서 봤는데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이 크다"며 "안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많은데 병원에 의사가 없다고 생각하면 무섭다"고 했다.
산부인과 병동 앞에서 만난 보호자 정모씨(36)는 지난해 수술을 받은 어머니를 모시고 2주마다 경기도 군포에서 서울까지 온다고 했다. 그는 "전공의 파업은 처음엔 부정적이었지만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며 "파업 자체를 나쁘게 봐선 안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렇지만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비상이 걸린 상황인 만큼 지금은 파업까지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지금 급하게 수술을 해야할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걱정될 것 같다"고 했다.
중앙대병원 내 전공의는 약 200명 정도다. 타 상급종합병원과 비교했을 때 규모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집단 휴진이 장기화되고 전공의의 빈자리를 대신했던 전임의까지 집단행동에 나선다면 의료 공백은 불가피하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규모가 큰 상급병원들은 수술 등은 일정을 조정하거나 축소하는 것 같은데 중앙대병원은 아직 예약환자를 줄이거나 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대 병원 전공의는 200명 정도로 타 상급병원보다는 인원이 적은 편"이라며 "임시방편이지만 교수님들이 백업을 해주시고 있어 아직 의료공백은 없지만 장기화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순 있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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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장기화 시 정상 운영 어렵다…"코로나19 진료소도 차질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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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순차적 집단휴진에 들어간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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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따르면 21일 레지던트 4년차와 인턴을 시작으로 22일 레지던트 3년차, 23일에는 레지던트 1~2년차까지 동참한다. 파업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전공의 파업 때 대신 업무를 담당해줬던 전임의들도 향후 파업에 동참한다. 이들은 최근 대한전임의협의회를 결성하고 오는 26일부터 단체 휴진에 돌입할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25일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26일부터는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실질적으로 업무를 상당 부분 맡은 전임의도 파업을 하게 되면 정상 운영이라는 말 자체를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대응에 전력을 다하겠지만 병원 운영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 "일반 안심진료소나 선별진료소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의협는 21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 급여와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육성 등 '4대악 의료정책'을 철회한다면 파업을 잠정 유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의협이 요구하는 '정책 철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naro@.,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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