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전대] 해리스 “인종차별엔 백신도 없다”…美 민주당 부통령 후보 공식 지명

해리스, 첫 흑인·여성 후보 상징성 강조…인종차별 문제 해결 의지 보여

트럼프 심판론도 부각…“비극 이용한 트럼프 리더십 실패로 미국인 희생”

오바마, 평소와 달리 트럼프 직접 비판…“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로 취급”

힐러리 “바이든·해리스도 득표수 더 많아도 질 수 있어…반드시 투표해야”

전당대회를 통해 미국 민주당 대선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1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수락연설을 하면서 미국 내 만연한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민주당이 전당대회 3일째인 19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공식 지명했다.

이날 오후 9시부터 진행된 전당대회 본 행사에선 해리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선 공식 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이날 전대에선 해리스 상원의원이 언니인 마야 해리스, 조카 미나, 의붓딸 엘라 엠호프에 의해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이벤트도 있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민주당은 이날 전당대회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본격적인 지지연설에 앞서 민주당은 미국 내 잇따르는 총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 방안과 환경 파괴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해리스 상원의원은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한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미국 역사상 첫 ‘유색인종(흑인·인도인) 여성 부통령’ 후보인 자신의 의미에 대해 언급하며 미국 내 만연한 인종차별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나의 존재는 앞선 세대들의 헌신의 증거”라며 ‘여성’ 후보로서의 상징성을 강조했고, “인종차별에는 백신도 없다. 형사·사법제도, 의료 제도 등에 있어 인종차별로 인한 부당함을 종식시키기 위해 함께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 날 일정이 열린 19일(현지시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된 카멀라 해리스(왼쪽 두 번째)와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를 축하하기 위해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오른쪽 두 번째) 전 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연단에 오르고 있다. [AP]

해리스 상원의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와 국론 분열 조장 등을 비판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맹공격해 ‘투사’로서의 면모도 과시했다.

그는 “끊임없는 혼란에 표류하고 있고, 무능은 우리를 두렵게 느끼게 만들고 있다”며 “우리의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트럼프의 리더십 실패로 미국인의 생계와 생명이 희생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맹폭했다.

이어 “흑인, 백인, 라티노, 아시아인, 아메리카 원주민 모두를 하나로 묶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바이든은 우리의 도전을 목표로 바꾸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지지연설자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사람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미국독립기념관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연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퇴임 이후 가급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삼갔던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로이터]

필라델피아 미국독립기념관에서 연설을 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삼갔던 평소와는 달리 이날만은 공격 수위를 최고로 끌어올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갈구하는 관심을 얻을 수 있게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로 취급했다”며 “대통령직에 맞지 않은 트럼프의 실패 결과는 참혹했다. 미국인 17만명이 죽고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전 세계에서 미국의 평판이 심각히 훼손됐으며 민주주의 제도들이 전례 없이 위협받고 있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전국적으로 더 많은 표를 받고도 패배했던 지난 2016년 대선 결과를 반복하지 않도록 민주당 지지자들이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날 지지연사로 나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 승리를 위해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할 것을 독려했다. [로이터]

클린턴 전 장관은 “여전히 조 바이든과 커밀라 해리스는 (2016년 대선 결과처럼) 300만표를 더 득표하고도 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승리할 수 없도록 할 압도적인 숫자가 필요하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어 “트럼프가 더 나은 대통령이었다면 좋았을 테지만, 슬프게도 그는 그 일뿐이다. 사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부터 많은 것들이 부서졌다”며 “미국은 백악관에서 우리가 지역사회에서 보는 것과 같은 동정심과 결단력,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비롯해 바이든 전 부통령과 경선 당시 대립각을 세웠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던 루한 그리셤 뉴멕시코 주지사 등 거물급 인사들이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 등장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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