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참석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2020.08.12. bluesod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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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해 복구에 4차 추가경정예산안까지 동원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예비비와 함께 ‘국고채무부담행위’도 활용할 수 있어 가용 재원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17일 정부는 수해 복구에 우선 기정예산(의회에서 이미 확정한 예산)을 투입하고, 필요시 예비비와 국고채무부담행위까지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예비비는 본예산 3조4000억원과 1~3차 추경으로 편성한 2조5500억원 등 총 5조95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대응 등에 사용하고 남은 것이 2조6000억원이다. 다만 예비비는 다른 곳에도 써야 하기 때문에 수해 복구에 2조6000억원을 모두 투입할 수는 없다.
정부는 예비비가 부족해지면 국고채무부담행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외신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돈이 부족하다면 국고채무부담행위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4차 추경까지 안 가도 된다”고 말했다.
국가재정법 25조에 규정된 국고채무부담행위는 비상사태에 대응해 정부가 예산을 추가 확보하지 않고 빚을 질 수 있는 제도다. 정부가 지출이 필요한 계약을 미리 맺고, 지출은 다음연도 이후의 예산에 계상하는 형태다. 정부는 2002년 태풍 루사, 2011년 구제역 발생 때 국고채무부담행위를 활용한 바 있다.
일반적 국고채무부담행위는 사전에 사업·금액을 특정해 국회 의결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재해복구를 위한 국고채무부담행위는 사전에 국회 의결을 받은 한도액 내에서 채무를 지면 된다. 올해 책정된 한도는 1조3000억원이다. 남아있는 예비비의 절반(1조3000억원)을 수해 복구에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기정예산을 다 사용한 후 총 2조6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가 4차 추경보다 국고채무부담행위를 우선순위에 둔 것은 이러한 절차적 장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1961년 이후 ‘59년 만의 4차 추경’이라는 사실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의견을 반영해 여당이 한발 물러서면서 현재로서 4차 추경 편성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 다만 미래통합당이 18일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4차 추경을 논의하자고 주장하는 상황이라 정부 주장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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