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후보론에 "요건부터 따져야"
"이낙연ㆍ이재명, 둘 다 대단하지 않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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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미래통합당의 승률이 높다고 확신한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4월 치러지는 양대 보궐선거의 승리를 자신했다. 보궐선거 공천은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김 위원장이 좌우할 공산이 크다. 그는 14일 국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면서 “서울시장 후보는 새로운 인물을 선보이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해 기성 정치인 배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서울시장이 공석이 된 만큼 여성 후보를 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김 위원장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소통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다만 임대차법의 부작용을 짚은 국회 ‘5분 연설’로 스타가 된 윤희숙 통합당 의원에 대해선 “준비를 갖추고 나선다면 가능성 있는 후보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데 대해 “지금 여론조사상 수치는 아무 의미가 없다. 대통령 후보로 갖춰야 할 요건을 갖췄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당의 대선주자들에 대해선 “둘 다 대단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통합당이 완전 결별하는 문제를 놓고는 “법률적으로 확정되면 탄핵 문제에 확실히 선을 그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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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39%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ㆍ여당은 앞으로 지지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 최근 그들은 일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짓을 한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아무 말도 안 하고 모른 척만 하고 있다. 부동산 문제만 해도 '23번째 무안타'인데, 똑같은 사람에게 똑같은 일을 맡겨두니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국민이 문 대통령에게 리더십이 없다는 회의를 갖게 되고,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어떻게 쇄신해야 한다고 보나.
“인적 변화가 필요하다. 부동산 정책은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원인이 있다. 그들을 바꾸지 않고 상황이 바뀔 것을 기대할 순 없다.”
-통합당의 최근 지지율 상승은 반사이익인가, 김종인 효과인가.
“통합당이 바뀌는 모습을 보이니 ‘어떻게 변하는지 보자’는 기대 심리가 우선 있다. 이 정부가 하는 짓이 국민들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의석이 많아지니까 횡포 부리고 비민주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국민들이 안다. '총선에서 국민이 표를 많이 줬으니까 야당을 무시하면서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발상을 계속 한다면 민주당에 희망은 없다.”
-통합당에 대한 비호감도 역시 여전히 높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 기득권만 보호하려 하고, 부자만 좋아하는 인상을 준 탓이다. 그런 이미지에서 탈피하려고 ‘약자와의 동행’을 내세웠다. 국민이 통합당을 다시 신뢰하고 ‘저 사람들에게 정권을 맡겨도 괜찮겠다’고 할 때까지 당을 변화시켜야 한다.”
-중도층의 마음을 얻으려면 탄핵 문제부터 매듭지어야 하지 않나.
“아직 법률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아무 말 안 하고 있을 뿐이다(국정농단 사태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두고 있다). 적당한 시기가 되면 탄핵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일부 반발도 있겠지만, 그걸 극복해야 정당으로서의 입지가 확실해질 것이다.
-진보진영에서 주로 주장하는 ‘기본소득’을 새 정강정책 첫 조항에 넣었다.
“자꾸 '좌클릭'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통합당은 ‘미래를 지향하는 정당’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하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이 일자리를 대체해 직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야 하고, 기본소득은 그 방법론 중의 하나다. 대한민국의 지속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논의해야 할 과제다."
-통합당의 불모지였던 호남 지역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데.
“호남 인구가 많지 않으니까 그간 통합당이 지지율이 낮아도 놔둔 것 같은데, 단순한 생각이다. 호남에 거주하는 사람만 호남인이 아니다. 호남에 뿌리를 둔 사람이 수도권, 영남에도 많이 산다. 집권을 생각하는 정당이 호남을 무시하고 표를 얻을 수 있나.”
-19일 광주를 찾아 어떤 메시지를 낼 건가.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은 한국 민주화 역사의 시발점이다. 민주주의가 최근 퇴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화 운동의 정신이 보다 강력하게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하려 한다.”
-여당의 '입법 독주'에 대항해 장외투쟁을 하지 않은 건 왜인가.
“장외투쟁은 야당의 집권이 거의 불가능하던 시대에 국민에게 호소하려고 택했던 방식이다. 통합당은 다시 집권할 수 있는 정당이다. 103석으로 국회 안에서 논리를 갖고 투쟁하면 된다. 가능성이 열려있는데 밖에 나가서 아무리 악써봐야 국민들은 봐주지 않는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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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물이 서울시장 후보로 적합하다고 보나.
“막연히 여성 후보로 가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서울시민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고, 거대하고 세계적인 도시를 잘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통합당은 4ㆍ15 총선에서 철퇴를 맞으면서 '정말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는 걸 절감했다. 거기에 맞춰 새로운 인물을 선보이는 게 효과적이다.”
-윤희숙 의원이 자주 거론된다.
“윤 의원은 본인 의사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확실하게 준비를 갖추고 나서면 가능성 있는 후보 중 하나다.”
-차기 대선 후보로 여전히 ‘40대 경제전문가’를 염두에 두고 있나.
“국민을 먹여 살리는 것이 지금 제일 중요하다. 한국 경제를 정상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정책 수행 능력이 있는 사람이 대선 후보로 나서야 한다. 그 다음은 강력한 리더십이 중요하다. 최선(경제정책 능력)이 안 되면 차선(강력한 리더십)을 택해야 하지 않겠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보수 야권의 대선 후보로 계속 언급되고 있고, 지지율도 만만치 않다.
“윤 총장이 일정한 지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 후보로서 갖춰야 할 요건을 갖췄는지는 따져 봐야 한다. 여론조사상 인기가 많다고 아무나 대통령 후보로 뽑다 보면 나라가 발전할 수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의원 중 누가 대선 상대로 더 부담스럽나.
“둘 다 대단하지 않다. 두 사람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1, 2위로 나오긴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다음 대선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답변이 '여당 후보가 돼야 한다'는 응답보다 더 많이 나온다. 국민이 '야당 후보가 더 좋다'고 하면 두 사람 모두 대통령은 어차피 안 되는 것 아닌가.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 수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마땅한 인물이 없으면 직접 대선에 출마할 생각은 없나.
“그런 생각을 할 입장이 아니다. 지금도 즐거워서 비대위원장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가급적 편안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상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 참조
이충재 주필 cjlee@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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