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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는…공적자금 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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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인수 '불투명'

매각 불발 후 산은 공적자금 추가 투입되면

"또 '대마불사'냐" 비판 제기될 가능성 높아

헤럴드경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계약 관련 인물들.왼쪽부터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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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기획취재팀]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의 항로에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때 까지만 해도 아시아나가 '좋은 새 주인'을 만나 다시 비상하리란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으며 분위기가 묘해졌습니다. 최근 '노딜(No-Deal)', '협상 결렬'과 같은 심각한 표현들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대주주), 산업은행(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은 현대산업개발 측이 요청한 '12주 간의 재실사'를 거부해왔습니다. 다행히 양측이 "CEO들끼리 만나서 협상하자"고 접점을 찾으면서 파국(계약 해제)은 일단 미뤄진 상태입니다. 시장에서는 '사는 쪽(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과 '파는 쪽(금호산업, 산업은행)'의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인수합병 계약이 불발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최소 1~2년 채권단(산업은행) 관리체제에 돌입할 가능성이 큽니다.

헤럴드경제 기획취재팀이 만드는 팟캐스트 '성시경 쇼' 3회 방송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둘러싼 주요 이슈를 분석하고 전망했습니다. 해당 팟캐스트 방송에서 다룬 내용을 기자수첩 형태의 텍스트 기사로 공개합니다.

▶"아시아나항공 살게요" 당차게 나섰던 현산&미래에셋…지금은? =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2조3000억원이라는 총 인수금액을 적어내며 당당하게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될 준비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인수 의지에 대한 의심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라는 생각지 못한 변수로 항공업황이 가라앉자 인수할 마음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반면 현대산업개발 측은 꾸준히 "인수 의지가 여전히 확고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장에서는 이 말을 향후 현산 측이 계약금 반환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의심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미래에셋의 행보에서 조금 더 짙어집니다. 박현주 미래에셋회장(1958년생)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1962년생)의 고려대 경영대 선배입니다. 동문인 두 사람은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 회장의 미래에셋은 지난 2013년부터 해외 유명 호텔들을 인수해왔습니다. 앞으로 관광업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투자한 것이지요.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호텔 15곳을 인수하는 '메가 딜'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습니다. 무려 7조원대 규모의 대형 계약이었습니다. 호텔과 항공사는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한 조건이죠.

하지만 올 들어 코로나19 전세계 관광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이 계약이 틀어집니다. 미래에셋은 지난 5월 중국 안방보험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데요. 코로나 때문이 아닌, '안방보험의 잘못' 때문이라는 게 미래에셋의 주장입니다.

"안방보험은 호텔 가치를 손상시키는 다양한 부담 사항과 부채를 적시에 공개하지 않았고 면책하지 못했으며, 계약상 요구사항에 따른 정상적인 호텔 운영을 지속하지 못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이 아시아나항공을 두고 지적해온 입장과 매우 유사합니다. 산은과 금호산업은 현대산업개발의 주장이 향후 계약 파기를 염두에 둔 '책임 전가', '명분 쌓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이나 현산의 주장대로 정말 안방보험이나 아시아나항공에게 책임(잘못)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호텔·항공업황이 최악이라는 점, "계약을 해지한 게 오히려 잘한 것"이라는 시장의 반응 등을 종합하면 "결국 인수 포기를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의심을 쉽게 지우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노딜' 가능성을 우세하게 점치는 이유입니다.

물론 현대산업개발의 인수의지가 여전하다는 분석에도 나름의 근거는 있습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해석인데요. 한 M&A업계 관계자는 "계약을 해지하려 했으면 이런저런 핑계로 진즉 해지했어도 된다. 향후 여러 리스크를 감당하면서 비용이 드는 재실사까지 요구한다는 건 가격을 낮추려는 작업으로 보여진다"고 해석했습니다.

▶만약 매각 '불발'되면…이번에도 '대마불사'(?) = 매각이 끝내 불발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아시아나항공을 원하는 새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나랏돈을 투입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재무구조나 경영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다시 팔아야 합니다. 에어부산 등 자회사 분할 매각과 같은 ‘플랜B’를 가동할 수도 있습니다만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최소 1~2년은 정부가 관리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공적자금은 얼마나 들어갈까요?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해부터 영구채 인수, 신규 대출 등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한 금액은 현재까지 총 3조3000억원이라고 합니다. 매각 불발시 투입될 기간 산업 안정 자금 역시 조(兆) 단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부지원이 현실화 되면 '대마불사(大馬不死)' 비판이 제기될 공산이 큽니다.

작은 기업들은 재무구조가 악화돼 유동성 위기가 오면 도산할 수 밖에 없는 반면, 대기업들은 부실해져도 정부가 나서서 심폐소생을 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해당 기업이 기간산업을 영위하거나, 일자리가 많이 달려있다거나 등의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기업이 '조속히 회복해 아름답게 퇴원한(매각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난 19년간 산은의 관리체제에 있던 대우조선해양이 대표적으로 안 좋은 사례입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이란 새 주인을 찾아 인수 수순을 밟고 있지만, 그간 대우조선해양이 공적 관리 체제에서 각종 분식회계와 납품 비리 등으로 얼룩졌던 것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합니다.

이번 기회에 산업은행이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악연을 끊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금호와 산은의 악연은 국내 M&A 역사상 최악의 딜(?) 중 하나로 꼽히는 대우건설 인수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을 6조6000억원에 사들이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는데, 이 자금을 금호그룹이 끝내 해결하지 못해 2010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떠안았습니다.

산은은 꾸준히 매각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투입했던 자금(3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1조6200억원)을 인수가액으로 제시했음에도 매각에 실패한 상태입니다. 지난 2010년 인수한 KDB생명(옛 금호생명)도 아직 매수자를 못찾고 있습니다. 3번의 매각추진 불발에 이은 4번째 도전을 하고 있지만, 역시 제 값을 주고 팔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원이 그간 들어간 정부 돈을 회수하기 위한 '울며 겨자먹기' 지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항공업의 부활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매몰비용'만 증가시키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현실적으로는 매각이 불발된다고 해서 산은이 정말 아시아나항공이 도산하게 놔둘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항공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글로벌 라이선스 사업이고, 아시아나항공에 달려있는 일자리도 크게 보면 수만명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마불사'에 대한 비판적 국민여론은 반드시 새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 기업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는 “대마불사는 없으며 아마존도 망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 나는 아마존이 어느 날 망할 것으로 예견한다”고 직원들에게 말했습니다. “역사적으로 큰 기업들의 수명도 100여 년이 아니라 30여 년이면 끝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이었던 시어스 백화점의 파산에서 얻은 교훈을 묻는 직원의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언제든 망해 없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영하는 기업과, 정부지원이라는 온실 속에서 경영하는 기업의 차이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획취재팀 = 배두헌·김성우·김지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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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성시경 쇼' [일러스트·그래픽=이주섭 디자이너/jusoeb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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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쇼'는? = 헤럴드경제 기획취재팀 3명의 젊은 기자들이 모여 만드는 시사경제 팟캐스트. '성공에는 별 도움 안되는 시사경제 토크쇼'의 준말이다. 주요 경제 뉴스를 딱딱하지 않게 소개하고 재미있게 분석하는 게 목표다.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과 오리지널 ES 계약을 맺고 방송을 송출한다. 팟빵에서 '성시경 쇼'를 검색하면 각 에피소드를 찾아 청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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