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압승을 통해 21대 슈퍼 여당 첫 원내대표로 화려하게 도약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지지율 급락이라는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김 원내대표는 14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계획했지만 전격 취소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수해 복구를 우선으로 하고 100일 기자회견은 잠정적으로 보류한다"고 설명했다. 수해 복구라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최근 민심 이반을 반영해 기자회견을 취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29일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대표가 선출되고 전열을 재정비할 때까지 사실상 민주당 원내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김 원내대표가 지지율 추락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5월 7일 당선된 김 원내대표는 14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는 당선 직후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부터 3차 추가경정예산, 부동산 관련 입법까지 전부 민주당 뜻대로 밀어붙였다. 176석을 가진 슈퍼 여당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바탕으로 김 원내대표가 보인 추진력에 미래통합당은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니기만 했다. 그러나 민심의 바로미터인 당 지지율 관리 측면에선 대패했다. 탄핵 이후 처음으로 통합당에 역전된 만큼 '전투에서 이겼으나 전쟁에선 졌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를 기치로 내걸고 1994년 국회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제1야당 불참 속에 의장단을 선출했다. 이어 원 구성에도 거침없었다. 같은 달 민주당은 15일 통합당 없이 열린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등 국회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통합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고집하자 18석 모두 여당이 가져가는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달 3일에는 야권을 배제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추경도 처리했다.
지난 7월 임시국회는 김 원내대표의 '불도저 리더십'이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대차 3법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입법을 상임위부터 본회의까지 몰아붙이며 속도전을 펼쳤다.
김 원내대표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당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정치는 여야가 타협하는 게 기본이고 반대 없는 조직이란 없다"며 "반대를 설득하고 이해하면서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그런 측면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원내대표단 내 한 의원은 "정책위원장 때 유연한 협상 능력도 보여줬다"며 "지금은 중차대한 여러 현안 때문에 저돌적인 추진력을 발휘했지만 협치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책임감 아래에서 힘 있는 결정력과 추진력이 돋보인다"며 "지지율은 빠졌다가도 올라가니까 중심을 잘 잡았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최예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