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집중호우로 수마가 민생을 할퀴면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예고한 정부의 세비 지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정부 예산 가운데 피해복구에 쓸 수 있는 예비비는 총 5조9500억원데 상반기 코로나19(COVID-19)가 창궐하면서 잔액이 2조원 이하로 떨어져서다.
정부는 신속한 예비비 집행으로 수해 피해 복구에 나설 방침이지만 과거 태풍 피해나 수해 때처럼 조 단위 복구예산 투입이 불가피할 경우 예비비 부족에 따른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까지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기획재정부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본예산에 목적예비비 2조원과 일반 예비비 1조4000억원 등 총 3조4000억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연초 코로나19 확산으로 긴급 재정 투입 필요성에 따라 세 차례 추경을 편성해 2조5500억원을 추가했다. 추경별로 추가한 예비비는 △1차 추경 1조원 △2차 추경 3500억원 △3차 추경 1조2000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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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코로나19가 예비비 4조 집어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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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뉴스1) 김용빈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5일 오후 충북 충주시 엄정면 탐방마을에서 호우피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0.8.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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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편성한 예비비 가운데 수해 등 재해나 긴급고용안정에 쓸 수 있는 목적예비비는 4조2000억원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수급 조정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긴급 방역 △치료비 지원 등에 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국고에 남은 자금은 2조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남은 예비비를 이번 수재민 치유와 피해현장 복구에 신속하게 투입해 지원사업을 펼칠 방침이다. 수해복구 계획 수립 이전이라도 응급복구를 위한 재정수요는 예비비 집행으로 긴급 충당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6일 오전 실무 부서 담당자 간 회의를 열어 수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부서별 업무를 배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피해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행정안전부의 예산 요청이 오는 대로 신속 검토해 집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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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더 오고, 태풍까지 닥치면 답이 없어…불안한 4차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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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뉴스1) 조태형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4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남산마을을 방문해 며칠간 이어진 폭우로 인한 수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2020.8.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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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만든 재난세비 집행 프로토콜은 행안부와 국토교통부 등 담당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재해 관련 예산을 먼저 쓰도록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 수준에서 해결이 불가능할 경우 기재부 예비비를 각 지역과 부처 요청에 따라 국무회의를 거쳐 집행해야 한다.
문제는 우려스럽게도 수해 피해가 여름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다. 중부지방 집중호우가 진행형인 데다 올해 긴 장마와 함께 늦여름 초가을 태풍 피해도 나타날 수 있다. 현재 피해규모도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해야 할 정도로 추산이 어려운데, 추가로 이재민이 늘어날 경우 예산 측면에서 막다른 길에 몰릴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2002년 태풍 루사와 2006년 태풍 에위니아 등이 몰아쳤을 당시 추경으로 각각 4조1000억원, 2조2000억원을 편성해 전액 피해복구에 집행했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남아있는 예비비만으로 수해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재해로 인한 4차 추경 논의도 흘러 나오고 있다.
기재부는 태풍 매미 등 수해 이후 재해예방시스템을 갖춘 만큼 실제 중앙정부 집행 금액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담당 부처와 지자체 기존 예산을 먼저 활용하는 만큼 현재 예비비로도 수해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정부는 신속하게 필요한 곳에 예산을 집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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