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대가 지불 요구해 논란
앞서 트럼프는 지난달 31일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주인 틱톡이 미국 국민의 개인 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넘긴다며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다 갑자기 마음을 바꿔 45일 이내에 협상을 마무리 짓는 조건으로 MS의 틱톡 인수를 허용하기로 했는데, 그 대가를 정부에 내라는 것이다. 미국 내 틱톡 사용자는 1억명에 달한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틱톡 매각) 대가의 상당 부분은 미 재무부로 가야 할 것"이라며 "미국이 아니었더라면 그들에게 아무것도 없었을 테니 미국이 (대가 일부를) 환급 또는 지불받아야 한다"고 했다.
뉴욕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그는 미 재무부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집주인과 세입자 관계와 조금 비슷하다"며 "임대 계약 없이 세입자는 아무것도 갖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이 '키 머니(key money)'라든가 무엇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한 '키 머니'는 뉴욕에서 생겨난 부동산 용어로, 세입자가 임대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불하는 웃돈을 뜻한다.
1950~60년대 뉴욕은 당국의 엄격한 통제로 임대료 인상이 거의 불가능했다. 임대료는 고정돼 있는데 세를 얻으려는 사람이 많아 세입자 간 경쟁이 치열할 경우, 집주인 또는 관리인에게 거액의 웃돈을 주고 계약을 하는 관행이 생겨났다. MS의 틱톡 인수도 미 정부 심의 기구인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승인이 있어야만 가능한 만큼 그 대가를 받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위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칼 토비아스 리치먼드법대 교수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자신이 조율한 사업 거래에서 한몫을 챙기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완전히 비전통적"이라며 "그런 생각은 불법일 확률이 높고 비윤리적"이라고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3일 "미국이 중국 기업을 강탈하려 한다는 여론이 중국 첨단 기업들과 누리꾼 사이에서 들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중국 인공지능업체인 즈전(智臻) 네트워크테크놀로지가 미국 애플사를 상대로 100억위안(약 1조7000억원) 상당의 특허 침해 소송을 중국 법원에 제기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애플의 음성인식기술 '시리'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미·중 기술 갈등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라 중국의 '반격'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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