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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금통위원들 "돈 많이 풀려 자산 가격 버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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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완화적 통화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 등이 오르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4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한 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응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에 비교적 빨리 파급되는 반면 실물경제 파급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시중에 풀린 돈이 소비나 투자로는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실물경제로의 파급이 장기간 제약되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부채 비율이 계속 올라가 부채 과잉 문제가 심화하는 데다, 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 대비 자산가격의 고평가 내지 버블 형성 우려가 커질 것”이라는 지적을 내놨다.

다른 한 위원도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완화 기조의 통화정책이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최근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가계대출 증가세도 다시 강해지는 등 금융 불균형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 펀더멘털과 부합되지 않게 자산가격이 고평가되거나 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급작스러운 조정의 위험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최근 주택 가격 상승을 유동성 증가로 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낸 의원도 있었다.

한 위원은 “최근 M2(넓은 의미의 통화량) 증가율이 10%에 육박하는 가운데, 경제주체별로는 기업의 M2 보유 증가율이 가계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지나치게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회의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최근의 경제 상황이 지난 5월 말 한은이 내놓은 ‘기본 시나리오’(연간 GDP 성장률 -0.2%)보다 나쁘다고 봤다. 이에 따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한은이 제시한 ‘비관적 시나리오’(-1.8%)만큼 경제가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위원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한은 담당 부서는 “최근 미국과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하고 있어 비관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지만, 국내외 경제 활동이 점차 재개되고 봉쇄조치도 완화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아직까지는 비관 시나리오보다는 기본 시나리오에 가까운 흐름”이라고 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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