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4 주택공급대책'을 통해 서울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를 조건부로 완화하기로 결정하면서 강남권 정비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송파구의 한 부동산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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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정부가 발표한 8·4 부동산대책에 대해 "집값상승과 투기조장만 부추길 뿐"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지금처럼 집값에 거품이 잔뜩 낀 상황에서 분양가를 찔끔 낮춘 새 아파트가 시장에 나오더라도 오히려 주변 집값을 자극할 뿐"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정부·여당 협의를 거쳐 수도권에 26만2000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확대방안'을 발표했다.
경실련은 지금의 집값 폭등이 부족한 공급 물량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대책으로 발표된 26만호 가운데 서민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은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70%는 과거처럼 판매용 아파트"라고 말했다. 경실련은 이어 "신규주택 건설로 공기업과 건설업계에 막대한 부당이득을 안겨줄 것이고, 이후에는 투기세력들의 투기수단으로 전락할 것이 자명하다"며 "지난 10년간 500만호의 새 주택이 공급됐지만, 260만호는 다주택자가 사재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700만채를 시장에 내놓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공급책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또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를 통한 공급확대 방안이 투기를 조장하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지금의 재건축 사업은 지자체가 합법적으로 용적률과 층수제한을 기존 단지보다 높여준다"면서도 "이에 따른 개발 이익 환수는 제대로 되지 않는다. 재건축 단지 내의 공공임대 확충 또한 미미하고, 토지주와 건설업계에 로또만 안겨주고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공공참여형 재건축을 거론하려면 개발 이익 환수 장치부터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번 대책 철회와 함께 정책 책임자의 교체도 촉구했다. 이들은 "고장난 공급시스템 개선 없이 공급확대로 집값을 안정시켜 민생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취임 당시 투기적 수요가 집값 상승의 원인이지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지만 이제 와서 입장을 번복해 공급 확대책을 주도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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