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잡기 행정수도 이전
거론 일주일만 세종 집값 3% ↑
다정동 가온마을10단지 101㎡
10억 돌파…거래마다 ‘신고가’
인근 지역으로도 상승세 번져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행정수도 이전을 제안한 이후 세종시의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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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 세종시 다정동 가온마을10단지 101.73㎡(이하 전용면적)가 10억1000만원(10층)에 계약됐다. 작년 9월 6억5000만원(5층)에 거래된 이후 1년도 안돼 55% 폭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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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26일엔 같은 지역 가온마을6단지 84.98㎡ 두 채가 각각 7억2000만원(12층), 7억5000만원(3층)에 계약됐다. 지난 6월 6억원대에 거래되던 아파트다.
세종시 아파트값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안그래도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오르던 차에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국회에서 거론되면서 기름을 부었다. 세종시가 만들어진 이후 단기간 가장 많이 폭등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마지막주(27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값은 2.95% 올라 주간 기준 역대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세종시 아파트가 지난주 오른 폭은 2017년 연간 상승폭(2.95%)과 같고, 2018년(1.05%)이나 2019년(-2.27%) 보다도 훨씬 크다.
국회에서 수도권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청와대와 정부부처를 추가 이전하는 방향을 논의하기 시작하자,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정부부처 추가 이전 기대감 등으로 매수문의가 증가하며 행복도시 및 조치원읍, 금남면 등 대부분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아파트는 대부분 지역에서 거래 건마다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새롬동 새뜸마을1단지 84.96㎡는 24일 7억1900만원(18층)에 계약됐다. 6월 28일 6억8500만원(28층)에 거래됐던 직전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7억원대로 올라섰다. 이 아파트 같은 크기는 현재 7억5000만원 수준으로 매물이 나와 있다.
25일엔 같은 지역 새뜸마을5단지 59.96㎡가 5억3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전달 거래된 최고가(5억1900만원)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지금은 6억원대로 호가가 치솟았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월간 기준으로도 역대급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기준으로 7월 한 달간 4.46% 뛰어 월간 기준 가장 많이 올랐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 들어 누적치로 14.16% 상승해 전국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현지에선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의견과, 거품이 많아 곧 가라앉을 것이란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은 집값이 많이 오른 대전에서 세종시로 넘어오는 실수요자가 많고, 세종시가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므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새롬동 A공인 관계자는 “국회와 청와대가 내려오면 배후수요가 수만명 수준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거품이 많다는 시각은 단기간 지나치게 많이 올라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근거다. 실거주가 많지 않고 투자 수요가 몰려 단기적으로 폭등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보면 단기간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걸 쉽게 파악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7월 기준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율은 46.8% 수준으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보다도 더 낮다. 단기간에 집값이 폭등하면서 전세가가 상대적으로 덜 오르니 전세가율은 계속 하락하는 것이다. 다정동 B공인 관계자는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 투자수요가 많다”며 “행정수도 이전 계획이 주춤하면 조정 받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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